한 달전 단계적 일상회복인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자 코로나로 힘겨웠던 삶이 조금은 가벼워지지 않을까 했다. 하지만 방역전문가들이 우려했듯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가팔라지고 있다. 하루평균 확진자 수가 전국적으로 4000명대로 폭증했고 제주지역도 이젠 20~30명대가 고착화되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10대 청소년과 10살 아래 어린이들의 확진이 크게 늘면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 걱정의 골자는 백신을 접종하느냐 마느냐 기로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스럽다는 것. 자녀들에게 접종을 하자니 부작용이 두렵고 또 안하자니 코로나에 걸렸을때의 상황이 너무도 무섭다. "아이들에게 절대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는 학부모가 있는 반면 "그래도 하는게 낫다"며 아이들의 접종을 마친 학부모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절대다수의 학부모들은 그 선택을 놓고 여전히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안나온다"는 학부모들의 걱정은 접종률로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지난주초 기준으로 18세 미만 아이들의 접종 예약률이 20% 정도라고 방역당국은 밝히고 있다. 중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한 지인은 "매일 아이에게 친구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있다"며 "하루하루를 속앓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지인의 토로는 지금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자녀는 정신적으로 조금 아파 맞춤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다. 그래서 그는 의사에게 물어봤단다. "접종할까요, 말까요"라고. 그랬더니 돌아온 답변은 "글쎄요"란다. 그는 "의사도 접종 여부를 확언하지 않고 두루뭉실 넘어가는데 일반 학부모들은 오죽하겠나"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적지않은 학부모들이 교육당국 등 교육계 일련의 행태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교육당국이 내세우는 '자율적'이라는 게 '무책임'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인은 "교육당국은 코로나와 청소년의 연관성에 대한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며 학부모들에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할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최소한의 정보제공도 없이 그냥 '자율적'이라 하니 답답할 뿐"이라고 꼬집고 있다. "만약 교육당국이 접종을 의무화한다면 반발하겠다"는 혹자들도 많은 편이긴 하다. 그들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접종으로 인해 극단적인 부작용이 나타나 아이의 생명에 치명적 영향을 끼친다면 어떻게 책임질거냐"는 말이다. 접종여부에 따른 최악상황이 워낙 극단적이라 교육당국의 애매모호한 표현이 이해 안되는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계이기에 그런 모호한 행태가 아쉬울 뿐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게 가장 바람직한 것인지 고민하는 때야말로 교육당국의 존재 가치가 있는게 아니겠는가. 접종을 하든, 하지 않든 그에 따른 책임은 학부모 스스로가 져야하는게 기본이다. 하지만 그런 학부모의 선택에 합리성을 유도하는것은 당연히 교육계의 책무이다. <김성훈 편집부 부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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