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곶자왈의 단풍 사이로 햇살이 비추고 있다. 강희만기자 올해 마지막 행사… 우수한 식생 품은 제주의 허파 실감 남송이오름 정상서 펼쳐진 한라산·산방산 모습 볼만해 자욱했던 미세먼지가 잦아들자 청명한 가을 하늘이 온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구름도 한점 없어 가을 햇볕이 사방에서 떨어진다. '2021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가 지난 19일 탐방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탓에 올해 에코투어는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가을을 떠나 보내는 심정처럼 아쉬움이 크지만, 다시 돌아올 계절과 코로나19가 끝날 세상을 기대하며 발을 뗀다. 비밀의정원 입구 쪽 주차장에서 동쪽으로 난 길을 따라 3분 남짓 걸어가면 제주의 허파로 불리는 곶자왈이 나온다. 곶자왈 입구에는 올레길 표식인 '간세'가 세워져 있다. 저지곶자왈은 올레길 14-1코스를 품고 있어 탐방객들이 자주 찾는다. 특히 저지 곶자왈은 곶자왈 중에서도 식생 상태가 가장 양호해 지난 2011년 6월 연구시험림으로 지정됐다.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이자, 산림청이 희귀식물로 정한 개가시나무와 전 세계적으로 제주에만 분포하는 제주백서향 등이 저지곶자왈에 뿌리 내리고 있다. 테역밭 울창한 저지곶자왈 연구시험림을 벗어나니 오름 능선이 눈앞에 펼쳐졌다. 남송이오름이다. 남송이오름(남송악·南松岳)은 해발고도 339m로, 오름 치고는 꽤 높은 편에 속한다. 남송이오름은 남쪽에 소나무가 많다고 해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고 한다. 또 지형이 날개를 펼친 솔개(소로기)를 닮았다고 해 옛 사람들은 남송이오름을 '남소로기'라고도 불렀다. 남송이오름 정상으로 가는 길은 꽤나 가팔라 마음에 여유 없이 급히 오르다간 숨이 턱하고 막히기 십상이다. 난 왜 그리 오르는 것에 급급한지, 시야를 땅에 파묻고 가다가 일행으로부터 한소리를 들었다. 정신을 차려 고개를 올리니 저 멀리 금악오름과 샛파란 가을 하늘이 보였다. 남오미자열매 남송이오름에서 내려와 산불 지킴이와 인사를 하고 서광목장 마로(馬路)로 향했다. 말의 고장인 제주에는 서광마로처럼 중산간 지역의 임도와 목도 등을 활용해 걷기 좋게 조성된 곳이 꽤 있다. 십수 마리 말들이 옹기종기 모여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사람이 지나가도 놀라지 않고 풀만 뜯는다. 말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적이 있던가. 제비꽃 올해 마지막 에코투어는 약 6시간이 소요됐다. 박태석씨는 "올해 에코투어를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며 "내년에는 코로나19가 끝나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바랐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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