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경주 지진(규모 5.8), 2017년 포항 지진(규모 5.4)에 이어 14일 오후 5시 19분께 제주 서귀포시 인근 바다에서 4년여만에 가장 강력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 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주목받고 있다. 이날 제주에서 발생한 지진은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며,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공동 11위 규모에 해당한다. 그간 우리나라는 지질 구조상 판 경계가 아닌 판 내부에 있어 지진에서 안전한 편이리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포항 지진에 이어 제주에서도 상당히 강한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한반도 지진 안전지대론'은 이제 더 이상 강하게 주장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지진의 근본 원인은 지각에 쌓이는 '응력'(應力·stress) 때문이다. 응력이 점점 커지면 지각이 변형을 겪다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균열이 생기거나 부러지는데 이때 생긴 파동이 전달되는 것이 지진이다. 지진은 주로 지층이 어긋나 있는 '단층'(斷層·fault)에서 발생한다. 단층은 외부의 힘에 지반이 어긋나 올라오거나 내려간 것을 말한다. 깨져있는 연약한 구조를 가진 만큼,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서진다고 생각하면 지진의 원리를 이해하기 쉽다. 단층 중에서도 최근에 변형이 일어난 적이 있어 지질학적으로 활성으로 판단되는 '활성단층'에서 대형 지진 가능성이 크다. 남한내에는 약 450개의 활성단층이 알려져 있으며, 경주∼양산∼부산을 잇는 '양산단층'이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큰 활성단층이다. 최근 규모 5.0 안팎의 꽤 강한 지진이 우리나라에서 종종 발생하면서 숨겨진 활성단층이 존재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다만 이날 제주에서 발생한 지진이 어떤 단층과 연결되어 있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한반도 지진 취약 지대를 좀 더 세심하게 살피기 위해 2016년 경주지진을 계기로 정부는 범부처 사업단을 구성해 2041년까지 정부가 전국 활성단층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지진을 완벽하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진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등을 좀 더 촘촘하게 진행하는 게 급선무라는 게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남대학교 신동호 교수는 지난 9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주최로 열린 제41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 '2016 경주 지진 이후,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 패널로 참석해 "신뢰할 수 있는 수준에서 지진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앞으로 지진 발생 횟수가 줄어도 지진의 위험이 얼마나 감소했는지 예측하는 것은 풀지 못한 숙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뉴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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