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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관 CCTV 가린 노인회장에 벌금 100만원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21. 12.20. 18:05:11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심병직 부장판사)은 마을회관 CCTV를 가려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78)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피고인 A씨는 지난 2019년 10월 1일부터 12월 2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CCTV 카메라에 은박지를 붙여 가리는 방법으로 마을회관 내부 모습이 촬영되지 않도록 해 피해자 B씨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마을 노인회장인 A씨는 마을회장인 피해자 B씨가 급식시간 중에 CCTV를 가리는 것을 묵시적으로 동의했으며,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해 마을회관에 CCTV가 설치돼 피고인의 개인정보 및 사생활이 침해되고 있어 CCTV를 가린 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B씨가 CCTV를 가리는 것을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하지만 마을 총회에서 CCTV를 설치하기로 했더라고 비공개 장소인 마을회관에 CCTV를 설치한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에 정해진 바에 따른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의 정당방위에 대해서는 "피고인 A씨와 피해자 B씨가 노인회와 마을회 운영 문제로 장기간 대립하였던 점, 2019년 6월 23일 개최된 마을회 임시총회에서 CCTV를 설치하기로 결의했고, 마을회원들은 CCTV 설치로 인한 법익 침해를 감수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CCTV 설치로 마을회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안전이 향상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를 '상당성 있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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