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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의 역설…양배추값 폭락에 애타는 농가
도, 수급조절 없인 반등 어려워 내년 초 시장격리 검토
35% 차지하는 무안산과 출하기 겹치며 공동대응 시급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입력 : 2021. 12.22. 17:54:27

제주산 양배추 생산량 증가로 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약세를 보이며 수급 안정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22일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양배추 수확작업을 하는 모습. 강희만기자

제주산 양배추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산까지 2년 연속 폭락해 재배 농가들을 애태우고 있다. 올해 생산예상량이 평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가 예상되는데다 최근 서울가락시장 도매가격도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시장격리를 통한 수급조절 없인 본격 출하철인 내년 1~2월도 가격 약세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22일 제주도와 농협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제주산 양배추는 1904㏊에서 11만2113t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개년 평균(1913㏊, 9만6184t)에 견줘 면적은 0.5% 증가한 반면 생산량은 16.6% 늘었다. 크기가 큰 양배추 출하 선호와 신품종 도입으로 생산단수가 늘어난 영향이다.

 전국 겨울 양배추 생산예상량은 17만956t으로 평년 대비 14.0% 늘었다. 제주산이 겨울 양배추의 65%를 자지하고, 나머지 35%는 전남 무안산이다. 전남 무안은 양파 주산지인데 3~4년 전쯤부터 연작 피해 농가에서 양배추로 품목을 전환하는 추세이고, 출하시기도 제주산보다 빨랐던 데서 늦어져 주출하시기가 겹치며 설상가상인 상황이다.

 생산 증가로 최근 양배추 가격은 약세다. 서울가락시장의 양배추 평균경락가는 8㎏(상품)에 21일 3630원, 22일 3550원으로 평년 12월(7660원) 가격 대비 53~54% 하락했다. 예년의 경우 전국 양배추 가격은 12월부터 6월까지 완만하게 하락하다 고랭지가 출하되는 7월부터 12월까지는 반등하는 경향을 보여왔는데 올해는 8월(4890원), 9월(3750원), 10월(4180원), 11월(4880원)에 이어 이달까지 계속 약세다.

 양배추는 작년산도 가격이 떨어지며 올해 3~4월 사업비 22억원(도비 60%, 농협 20%, 자부담 20%)을 투입해 1만1300t을 시장격리했다. 또 올해 6월에는 양배추 시장가격이 목표관리 기준가격보다 떨어지자 제주도가 '제주형 농산물 가격안정관리제'를 발령하고, 차액의 90%(14억6600만원)를 제주형 자조금단체에 가입하거나 농협에 계통출하한 농업인에 지급했다.

 올해도 일정물량의 양배추를 수급조절하지 않고는 가격 반등이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가격반등을 노리려면 상품출하량을 줄여야 하고, 출하시기가 비슷한 무안산도 함께 시장격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제주도와 전남간 협의를 통한 공동대응도 절실한 시점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양배추 가격이 약세라 생산자단체와 협의중인데 일정규모의 시장격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는데, 제주만의 시장격리론 효과에 한계가 있어 전남과도 협의중"이라며 "월동채소류의 통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드론으로 관측한 양배추 재배면적과 생산예상량이 곧 나오면 예산범위를 감안해 시장격리 물량을 정하고 내년 초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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