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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소년의 범죄를 어른이 외면해도 되는 걸까
이근아·김정화·진선민의 '우리가 만난 아이들'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12.31. 00:00:00
그들은 2020년 4월부터 11월까지 100명의 소년범을 만났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울고 웃었고 진심으로 함께 걱정하고 고민했다. 가정이나 학교, 심지어 친구에게도 기댈 수 없었던 위태로운 아이들이었다. 그 여정 끝에 다다른 결론은 소년의 범죄는 곧 사회의 죄라는 점이다. 아이들이 잘못했다면, 그건 바로 어른들의 잘못이기도 하다는 걸 그들은 풍부한 사례로 입증했다. 90년대생인 서울신문의 이근아·김정화·진선민 기자의 '우리가 만난 아이들'에 그 300일의 기록이 있다.

세 기자는 소년범이 가해자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특히 피해자가 있는 범죄의 경우 사과를 하고 진정으로 반성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나아가 소년범이 미성년자라는 점은 이들을 교화해 사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명제에 힘을 싣는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남은 삶이 너무가 길기 때문이다.

지난 취재기를 깁고 보태 '소년범의 탄생'에서 '소년범의 홀로서기'까지 다룬 이 책에서 저자들은 충격적인 소년범죄가 늘고 있는 현실에서 많은 이들이 소년범을 '괴물'이나 '악마'로 규정하고 엄중한 처벌만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회적 성찰 없는 엄벌은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양극화, 결손가정, 가정폭력, 공교육의 붕괴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이 소년범죄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떠올려보자.

김자경 나사로 청소년의집 사무국장의 추천사에 이런 대목이 있다. "우리 아이들은 메마르고 음침한 땅에 서 있었다. 사람들은 왜 열매를 맺지 못하냐고 다그친다. 심지어 땅을 갈아엎자고 한다. 먼저 할 일이 있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위즈덤하우스. 1만65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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