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강근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김태윤 제주와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김진근 제주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지하수 오염 원인 가축분뇨.화학비료.개인하수처리 등 "오염된 지하수 자연 저감 어려워… 강력한 조치 해야" 제주 지하수 오염 방지를 위해선 도내 수질등급에 대한 정확한 '맵핑'(지도 제작)은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이해 당사자와 환경 감시단, 행정당국 등이 주체로 참여하는 협력 기구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라일보와 (사)제주와미래연구원, KCTV제주방송, TBN제주교통방송은 공동 특별기획으로 '물은 제주의 미래다'라는 대주제 아래 여섯 번째 소주제로 '지하수 오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다뤘다. 토론은 지난달 23일 제주와미래연구원에서 김태윤 제주와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이강근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와 김진근 제주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김태윤(사회자)=지하수는 한번 오염되면 사실상 수질 회복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제주도 지하수의 주된 오염물질은 질산성 질소, 일반세균, 대장균, 염소이온으로 압축되고 있는데, 제주 지하수 수질 오염의 특징은. ▶이강근(이)=제주에 많은 모니터링 관정이 있다. 서쪽과 동쪽의 경향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서쪽은 질산성 질소, 일반세균 등이 많이 나타나고 동쪽에는 질산성 질소보다 염소이온이 같이 나타난다. 대개 농업 또는 축산 활동 이런 지역에서 질산성 질소 농도가 나오는 것이고, 염소 같은 경우 해수 침투 등이 원인이다. 문제는 과거 1990년대 후반부터 수질 경향을 분석해보면 이게 증가하는 추세다. 또 지하수 오염은 자연적인 게 아닌 인위적인 영향이라는 것이 명확하다. ▶김진근(김)=제주 지하수 오염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가축분뇨, 가축분뇨를 활용한 액비, 화학비료, 개인하수처리가 주요한 4가지 오염원이다. 이 오염원들은 잘만 관리하면 지하수 수질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지만 관리가 잘못돼 지하로 침투할 경우 지하수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사회자=쓰레기 매립장과 유류저장시설, 상수원수 관정에 의한 오염도 우려되고 있다. ▶이=제주도의 지질이 땅 속으로 빗물 등 지표 상의 물질이 잘 스며들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규모 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시설은 제주의 경우 취약지구로 볼 수 있다. ▶김=앞서 제주하수의 주요 오염원 4가지 종류에 대해 말씀드렸지만, 지하수 관정을 통해 오염물질이 유입될 수도 있다. 그러한 오염물 유입 방지를 위해 도에서 2002년부터 지하수 관정 개발 시 그라우팅을 이용해 오염물질 유입을 차단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도내 지하수 관정이 4785개소가 있는데, 그라우팅 관련 제도가 시행되기 이전에 개발된 관정이 90%다. 즉 아직도 지하수 관정을 통해 오염물질이 유입될 수 있는 취약지가 많다. 그라우팅이 되지 않은 90%의 관정들에 대한 개선 작업을 도에서 많이 실시하고 있는데, 아직 속도는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사회자=지하수 오염이 계속되고 있고 오염된 지하수 수질 농도가 점차 상승되고 있지만 오염된 지하수에 대한 조치는 현재까지 별다른 조치가 없는 걸로 안다. 자연적인 저감 기능에 맡겨서 개선되기를 바라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이=1990년대 후반부터 수질오염 추세를 보면 주요 오염물질 농도가 상승하는 추세다. 이 말은 현재도 자연적으로 저감이 일어나고 있지만, 그보다 우리가 인위적으로 공급하는 오염물질의 양이 많기 때문에 그런 거다. 그래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냥 둔다면 오염이 악화될 거라 예상할 수 밖에 없다. 지금 시급하게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10~20년 사이 악화될 수 있다. ▶사회자=지하수에서 검출되는 질산성 질소 농도가 대체로 비가 내리지 않을 때 다소 낮은 값을 보이다가, 강우 후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나타냈다. ▶김=비가 왔을 때 빗물과 함께 지표면 상 오염물질이 유입될 수 있고, 유입되는 경로는 부실하게 시공된 지하수 관정을 통해서도 들어간다. 또 우리 제주도 지질 구조는 투수성이 매우 양호하다. 숨골이라는 특이한 지형지질을 통해 빠른 속도로 유입될 수가 있다. 그런 경로를 통해 오염물질이 유입돼서 강수 후, 비가 온 후에 질산성질소가 올라간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사회자=제주도의 지층구조와 지하수 수질 오염 실태를 감안할 때 수질정화방법이나 기술이 있는지. ▶이=교과서적 방법이 존재하긴 한다. 생물학적으로 자연 저감을 하거나 음이온교환수지, 화학적 방법 등이 있지만 광범위하게 오염이 이뤄진 곳에선 적용 자체를 할 수 없는 방법이다. 어쩔 수 없이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그 자체를 차단하고 예방관리를 하는 게 필요하다. 이미 진행이 되고 나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김=그라우팅이 지하수 오염물질 유입 차단 혹은 최소화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우리 제주에선 2002년부터 제도화했다. 하지만 제도화되기 이전 개발된 관정이 90%가 된다. 어려울 경우 관정을 폐공하는 것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사회자=수질 개선보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오염물질이 땅속으로 침투되지 못하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 제주도에서 지하수 오염 방지와 관련된 법적 제도적 미비점이나 개선방안이 있다면. 또 지하수 수질 개선과 오염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혹은 모델이 있다면. ▶김=가축분뇨의 경우 무단투기는 사실 아주 강력한 범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가지 대안이 있는데, 액비 살포 자체를 제한하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선 가축분뇨를 다른 방법으로 처리하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방안 중 하나가 가축분뇨를 활용해 바이오가스를 만드는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법이 있다. 제주도에서 일부 하고는 있다. 또 가축분뇨에서 나오는 물을 정화하기 위해 막여과인 역삼투를 이용해 개선하는 방법이 있다. 일부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에서 그런 것을 도입하고 있다. 화학비료를 적게 사용하고도 농업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한도 차원의 기술지원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소규모 개인 하수처리시설 운영 관리를 잘하기 위한 기술지원도 필요하다. ▶이=제주도에서 어디가 취약한 지역이냐, 아니냐 이런 것들에 대한 소위 정확한 지도 작성이 필요하다. 가령 액비 살포를 하더라도 직격탄으로 영향을 받는 곳이 있다. 그래서 지하수 수질 등급에 대한 정확한 맵핑이 필요하다. 또 이해 당사자와 환경 감시, 행정당국 등 실천 주체들이 함께 조직을 구성해 협력해서 소통해서 진행해 나갈 수 있는 모델을 찾아 진행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회자=상수원 수질 개선을 위해 도입해야 할 가장 시급한 사항은. ▶김=상수도 수질 관리를 위해선 결국 오염원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도내 17군데 정수장이 있는데, 그중 9곳에서 심층 지하수를 취수해서 공급하고 있다. 이곳엔 별도의 오염물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2~3년 전부터 심층 지하수에서도 오염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애월정수장이다. 애월정수장의 상수원 지하수에서 지표수의 오염으로 추측되고 있는 분원성 대장균이 검출됐다. 현재 상하수도본부 계획으로는 2028년까지 여과시설을 도입하는 걸로 계획됐다. 소요 예산만 추정 금액이 3000억원이 넘는다. 지하수 수질 관리를 잘했다면 아무 처리 없이 소독만 하고도 마실 수 있었는데, 지하수가 오염되다 보니 여기에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다른 여과시설을 설치한 후 공급해야 한다는 거다. 결국 도민 부담으로 올 수가 있다는 거다. ▶사회자=좋은 상수원수를 취수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이=주민들께서도 이제 문제를 아셔야 한다. 데이터 상 이미 심각 정도르 지나고 있기 때문에, 행정당국 혼자서 할 수는 없는 부분이고 협의체를 구성해 오염원 배출을 저감해야 한다. ▶김=우리 모두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다. 물 문제 해결의 첫 번째 출발점은 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절약하는 거다. 강다혜기자 <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TBN제주 공동기획>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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