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치매클리닉에 오시는 이유가 바로 '치매 예방약'을 처방받기 위해서이다. 흔히 '치매 예방약' 또는 '뇌 영양제'로 인기를 얻고 있는 약이 바로 '콜린알포세레이트'이다. 이 약이 치매 예방약으로 소문이 나면서 건강보험 청구 순위에서 항암제에 이어 2등을 차지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복용하고 있고,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건강보험청구액은 2011년 930억원에서 2019년 3525억원으로 3.8배 증가됐다. 이 약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도입 시 치매, 경도인지감퇴를 포함한 다양한 질환에서 광범위한 건강보험 급여 기준을 적용받았다. 65세 이상의 노인의 약 10%가 치매, 약 25%가 경도인지감퇴로 전체 노인의 약 35%는 이 약의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해당됐다. 물론 그 약의 치매예방 효과가 충분히 입증이 됐다면 우리 모두에게 축복이겠지만 사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임상적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는 기존 치매약인 도네페질과 병용했을 때 효과가 입증됐지만, 단독 사용 시 그 효과는 제한적이고 또한 정상노인군과 경도인지감퇴군에서 치매예방 효과에 대한 근거도 부족하다. 의약품이 개발된 이탈리아를 제외한 A7국가에서는 '콜린알포세레이트'를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배경하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20년 9월부터 치매 외의 적응증은 약값의 80%를 본인이 부담하는 선별급여로 변경했으나, 현재 제약사 집행정지 소송으로 인해 이행되지 않고 있다. 현재도 지속적으로 이 약의 처방량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 국내 연구진이 '콜린알포세레이트' 사용과 뇌졸중 발생 간의 연관성을 밝히는 연구를 2021년 11월에 유수한 잡지인 'JAMA Network Open'에 발표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성인 약 1200만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했는데, 이 약을 복용한 사람은 복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 뇌경색, 뇌출혈 발생 위험이 각각 43%, 34%, 37%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의 과학적 근거가 미약하고 부작용의 위험성은 확인되고 있어 현재로선 치매예방에는 약보다는 치매를 예방하는 생활습관이 훨씬 중요하다. 2020년 란셋보고서에서 교정 가능한 치매 위험인자들을 발표했다. 낮은 교육 수준 (7%), 중년기의 청력장애(8%), 외상성 뇌손상(3%), 고혈압(2%), 1주일에 소주 3병 이상에 상응하는 과도한 음주(1%), 비만(1%), 그리고 노년기의 흡연(5%), 우울증(4%), 사회적 고립(4%), 신체 활동 저하(2%), 대기오염(2%), 당뇨병(1%) 총 12가지로 각 퍼센트는 그 위험요소가 치매의 발병을 높이는 비율이다. 한 해의 시작을 위의 치매위험 요인을 줄이는 생활의 실천으로부터 시작한다면 40%의 치매는 예방할 수 있다. <박준혁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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