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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제주도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취소 '부당'
대법원 지난 13일 제주도 상고 기각… 2심 판결 확정
'내국인 진료 제한' 관련 소송 본격화 등 후폭풍 거셀 듯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22. 01.16. 15:53:33

제주헬스케어타운 녹지국제병원.

제주도가 국내 1호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취소 소송에서 결국 패소했다.

 지난 13일 대법원 특별1부는 녹지병원 관련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제주도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이날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판결로 확정했으며, 심리불속행은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사건에서 헌법이나 법률, 대법원 판례 위반이나 중대한 법령 위반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하지 않으면 대법원이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판결로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이다.

 원고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의 승소로 마무리되며 제주도의 녹지병원 개설허가 취소처분은 취소가 확정됐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지난 2018년 12월 5일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는 조건으로 녹지병원 개설을 조건부 허가했지만 녹지 측은 내국인 진료 제한에 반발해 병원 개설을 미뤘다.

 이후 제주도는 녹지 측은 반발은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며, 의료법상 정해진 3개월의 시간이 지나자 녹지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했다.

 제주도와 녹지 측의 대립은 소송전으로 번졌고 1심과 2심은 엇갈린 판단을 내놨다.

 1심 재판부였던 제주지방법원 행정1부는 지난 2020년 10월 10일 "원고(녹지병원)가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을 단 제주도의 조건부 개원 허가에 대해 위법성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하더라도 일단 허가를 받은 후 3개월 이내에 병원을 개설해 업무를 시작해야 했다. 하지만 원고는 무단으로 업무 시작을 거부했다"며 제주도의 손을 들어줬다. '개설 허가 이후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않으면 허가가 취소된다'고 명시한 의료법을 어겼다는 것이다.

 반면 항소심을 맡은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행정부는 지난해 8월 18일 "제주도는 녹지병원의 의료기관 개설 허가 신청을 15개월이나 끌었고, 허가를 내줄 때도 '내국인 진료 제한'이라는 조건을 달았다"며 "녹지병원 입장에서는 내국인 진료 제한이라는 조건이 달리거나 개설 허가가 15개월이 지나서야 이뤄질 것이라는 사실을 예상했다고 볼 수 없다. 반대로 제주도는 녹지병원의 행정절차 연기 요청을 거부하는 등 개원 준비계획을 다시 수립할 기회도 전혀 부여하지 않았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녹지병원이 개원을 연기한 이유가 의료법에 명시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내국인 진료 제한'에 대한 소송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그동안 개설허가 취소 처분 소송이 마무리돼야 내국인 진료 제한에 대한 심리가 가능하다며 판단을 미뤄왔다.

 또 녹지 측은 제주도의 행정처분으로 병원 개설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 등도 제기할 수 있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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