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긴급전화 1366으로 걸려온 전화에 대한 긴급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김도영기자 "남자들은 명절날 집에서 쉬고 여자들은 음식 준비 등 계속해서 일을 하고, 요즘은 같이 하는 추세로 많이 바뀌고 있지만 어르신들은 아직도 '남자가 뭘 하느냐'고 이야기하시죠.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합니다." 심화정 여성긴급전화 1366 제주센터장은 "차별에서 폭력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제주경찰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명절 연휴에 하루 평균 13.9건의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돼 평시 대비 30%가량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제주에서 여성긴급전화를 이용한 10명 중 7명은 가정폭력 때문에 전화를 건 것으로 집계돼 우리 주변에 만연한 가정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심화정 여성긴급전화 1366 제주센터장. 이어 "변화가 시작된 건 성평등에 대한 인식 개선의 효과가 아닐까 싶다"며 "머리는 바뀌었지만 몸은 아직 덜 바뀐 것 같다. 여성폭력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긴급전화 1366센터는 가정폭력, 성폭력, 데이트폭력, 스토킹 등 위험에 처한 여성들이 언제라도 전화를 걸어 구조와 보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365일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064-1366'으로 전화를 걸면 피해자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고 긴급 상담을 진행함과 동시에 필요시 경찰 등 유관기관과 즉시 구조에 나선다. 또 피해자의 욕구가 무엇인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파악해 전문 상담소, 행정기관, 복지기관 등과 연계해 피해자를 지원한다. 가정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주변의 관심도 필수다. 심 센터장은 "장애를 가진 어머니와 딸이 아버지로부터 지속적인 학대와 폭행을 당해왔는데, 하루는 딸이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폭행을 의심한 직원들의 기지로 즉시 1366센터로 연결돼 피해자 모녀를 구조할 수 있었다"며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의 힘이었다. 현재 경찰 등 17개 기관과 협력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은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가정폭력은 일회성 사건이 아닌 장기간 반복적인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자녀가 있는 경우엔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피해 사실을 드러내지 못하기도 한다. 심 센터장은 "아이 때문에 참는다고 말씀하실 때 정말 안타깝다. 가정폭력은 엄마만 피해자가 아니라 자녀들도 큰 충격에 노출된 또 다른 피해자다"라며 "피해를 알리고 도움을 요청해 아이를 폭력에서 분리하는 것이 가정을 지키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1366센터는 긴급 상담 이외에도 지속적인 사례관리를 통해 재발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도 실시하고 있다. 한 달에 약 100건 정도의 사례를 관리하며 전화로 안부를 확인하고 연락이 잘 되지 않으면 경찰과 동행해 방문 점검에 나서기도 한다. 심 센터장은 "가정폭력에서 벗어난 경우 쉼터나 보호시설로 가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집만 분리되거나 해서 지지체계가 약한 분들도 많다"며 "이런 분들에게는 주민센터 등과 연계해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기도 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나간다. 피해자 분들이 '힘들 때 연락할 곳이 있어서 좋아요'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그럴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1366 제주센터에는 베트남어와 중국어 통역사를 포함해 총 18명이 근무하고 있다. 야간에도 혹시 걸려올지 모르는 피해자의 전화를 기다리고, 현장으로 구조하러 나선다. 심 센터장은 "센터에는 21년차, 17년차 등 장기간 근무하고 계신 선생님들이 많아 전문성 있는 상담이 가능하다"며 "새벽에도 피해자 지원에 나서고, 두분씩 밤을 새며 사명감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 각종 위험에 처한 분들이 계시다면 1366으로 꼭 전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