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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윤의 데스크] 설 밥상머리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22. 01.28. 00:00:00
2021년에 이어 2022년 설에도 화두는 코로나19다. 1년 정도면 끝나겠지 하던 것이 어느새 2년을 훌쩍 넘어섰다. 올 설에도 고향방문을 자제해달란다. 가족친지간의 만남은 온라인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래도 설 밥상머리에 올라갈 메뉴는 늘 정해지고 있다. 올해 설은 두 가지다. 코로나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오르고, 두 개의 선거가 함께 한다.

설 연휴가 지난 뒤 2개월 후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프로야구가 개막한다. 월드시리즈나 한국시리즈에서 나오는 얘기가 있다. 양팀간의 상대전적은 3승3패이고, 7차전 최종전이다. 9회말 투아웃 만루, 볼카운트는 투스트라이크 쓰리볼인 상황. 스코어도 3-3이다. 안타 한 방이나 볼넷이면 승부가 갈린다. 물론 연장승부에 돌입할 수는 있다. 볼 하나에 양팀의 운명에 달린 셈이다. 양팀 벤치나 관중들 모두 긴장감은 최고조일 수밖에 없다. 영화나 만화에 나올 법한 장면이다. 가끔 실제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야구경기하고 비교하기는 좀 그렇지만 현재 치러지고 있는 대통령선거가 나름 긴장감을 유발시키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들을 보면 2강 1중 구도 속에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박빙이다 하는 결과가 그렇다. 그런데 여야 정당 등 정치인들에게는 야구경기처럼 긴장감을 갖게 하지만 일반 국민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국민들은 오로지 코로나19의 종식만을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대선 승부와 더불어 코로나를 걱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국민들이 대선에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는 재료가 빈약하다는데 있다. 나름 소속 정당에서 예선전을 거쳐 뽑힌 대표주자들인데, 선거과정에서 너무나도 혼쭐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문제이건, 가족 또는 주변 문제이건 간에 유권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선택을 강요당하는 유권자들에겐 고역(苦役)이다. 그래도 결판은 나게 돼 있다.

앞서 프로야구를 소개했는데 1992년 이후 올해로 30년째 이곳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 치러진 역대 대선 결과를 살펴봤다. 우연찮게도 보수와 진보 진영 간의 대결은 3승 3패이다. 1992년 김영삼, 1997년 김대중, 2002년 노무현, 2007년 이명박, 2012년 박근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양 진영 간의 최종전(?)일 수 있다. 최종전이 돼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진보와 보수, 보수와 진보 진영 간의 대결 구도는 우리나라의 정치를 발전시켜온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세상은 너무나도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정치는 여전히 과거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를 비롯 계층간, 세대간의 갈등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데 어떻게 하려는지 심히 우려스럽다.

대선 일까지 40일 남았다. 그리고 지방선거가 이어진다. 도지사와 교육감, 도의원을 뽑는 지방선거야 말로 민초들에게 더욱 중요한 행사일 수 있다. 치고받는 치열한 전투가 불가피하겠지만 좀 더 나은 선거전을 통해 반듯한 사람들이 뽑혀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잃어버린 2년, 그 이상일 수 있겠지만 그 시절을 보상받을 수 있게끔 할 수 있는 이들이 당선돼야 한다. 올해 설 밥상머리에서 이렇게 공감했으면 한다. <조상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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