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 정책에 대한 지방 자치단체들의 행보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2014년에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되고 지역의 문화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 중 하나가 서울 중심부에 전시관을 임대해 지역 작가들의 수도권 진출을 장려하는 사업이다. 광주(전남), 부산, 경남, 전북에 이어 5번째로 제주도가 서울전시관 임대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도는 2022년도 예산안에 '시각예술 서울전시관 임대사업'을 위한 예산 5억원을 책정했다. 이와는 별도로 제주작가들에게 수도권의 창작스튜디오를 제공하는 1억원 규모의 '수도권 레지던시 파견사업'도 동시에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제주 작가들이 서울에서 전시회를 개최하고 수도권에서 작품 창작활동을 하면서 전국 작가들과 교류의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번 추진되는 임대사업의 장소는 서울 인사동에 자리잡은 인사아트센터다. 이곳은 2008년 인사동에 진출했던 광주시립미술관이 전남도립미술관과 함께 2021년 3층에 자리잡아 'G&J갤러리'라는 이름을 내걸고 있다. 4층에는 한국미술협회 부산지회가 운영하는 '부산갤러리'가 2017년 둥지를 틀었고, 5층에는 한국미술협회 경상남도지회가 운영하는 '경남갤러리'가 2020년 개관했다. 6층에는 전북도립미술관이 운영하는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이 2010년 문을 열었다. 지방 자치단체의 서울전시관 임대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지역문화 정책의 근간은 지역의 미술계와 전시환경을 제대로 구축하는데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번 제주도의 인사동 진출을 바라보는 미술인들의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다변화되는 문화 환경 속에서 인사아트센터가 서울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의 문화 교류를 위한 플렛폼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제주도는 현재 입주해 있는 전시관들의 운영사례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네 곳의 운영규정을 보면 지역작가를 대상으로 전시장 대관료는 1주일을 기본으로 100만원에서 150만원 사이를 비수기와 성수기로 구분해 차등 적용하고 있다. 지원 자격은 해당 지역에서 출생하거나 초·중등교육을 이수한 자, 또는 해당 지역의 대학에서 미술 관련학과 재학 혹은 졸업자, 해당 지역에 2년 또는 3년 이상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자 등이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운영의 주체인데 해당 지역의 미술관과 미술협회가 담당하고 있다. 제주도가 인사동 전시장을 문화 생산과 교류의 플렛폼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 운영의 주체를 정하는데 신중해야 한다. 한 해 동안 30개 이상의 전시를 소화해 내는 임대사업에 재향 작가들뿐만 아니라 출향 작가들 역시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해야 할 것이다. <김영호 중앙대교수.한국박물관학회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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