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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승현의 건강&생활] 호모사피엔스 그리고 건강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입력 : 2022. 02.09. 00:00:00
현생인류라고 할 수 있는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상에 출연한 것은 약 3만 년 전이다. 인간이 침팬지와 분리가 된 것이 500만 년 전이라고 하니 그 이후 수백만 년간 진화를 거듭하고 지금의 인간의 모습을 하게 된 것이 3만 년 전인 것이다. 그들은 언어를 사용하고 돌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사냥을 할 수 있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런 수백만 년의 진화의 결과물인 호모사피엔스의 몸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주로 사냥과 채집을 했다. 즉, 우리의 몸은 사냥을 하도록 만들어진 몸이다.

그렇다면 생각을 해보자. 우리는 우리 몸의 쓰임새대로 얼마나 살아가고 있는가. 지금 시대에 사냥과 채집을 다닐 수는 없지만 그에 준하는 노동량이 확보되고 있는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실은 서서 직립보행을 해야 할 몸은 호모체어쿠스가 돼 의자에 붙어서 생활 하고 있다. 결국 버티지 못한 요추의 4~5번째 디스크는 파열이 되고 만다. 근육은 점점 빠져나가 하체는 부실하다. 저 멀리 400~500m 밖의 사냥감을 주시하도록 만들어진 우리의 눈은 40~50㎝앞의 모니터를 하루 종일 쳐다보는데 혹사당하고 있다. 백라이트가 강하게 켜진 모니터는 태양을 하루 종일 보듯이 눈에 피로감을 준다.

잠은 또 어떠한가. 해가 지면 잠을 자도록 프로그램 돼 있는 우리의 몸은 밤 12시가 넘도록 혹사당한다. 우리의 뇌는 수면 중에 뇌를 한 번씩 청소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뇌에 노폐물이 쌓여 집중력이 떨어지고 몸의 모든 기능이 떨어진다.

음식 또한 문제이다. 우리 인류는 잡식성의 동물이지만 주로 채식을 많이 하도록 돼 있다. 비율로 따지자면 육식은 10%내외가 적당하다. 현대인의 신체가 가장 혹사당하는 부분은 바로 위장과 대장일 것이다. 채식이 아니라 육식, 그것도 양념이 잔뜩 들어간 기름진 음식들을 매번 소화시켜야 한다. 구석기시대에는 하루 2번 정도만 소화시키면 됐었지만 현대인은 하루 종일 소화도 힘든 음식물을 집어넣는다.

스트레스 역시 중요한 차이점이다. 구석기 시대라고 스트레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스트레스의 양은 적었다고 볼 수 있다. 낮에는 사냥과 채집을 하고 밤이 되면 잠을 청하는 시대에 어떤 욕심이 있었을까. 소위 소박하게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시대였지 않을까. 복잡해진 인간관계와 조금이라도 더 벌고 조금이라도 더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해야 한다는 강박은 우리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간관계에 시달려야 한다.

우리는 현대를 살아가더라도 우리의 몸이 호모사피엔스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1970년대의 자동차로 2022년을 달리고 있는 샘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 것이 아니라 내 몸이 요구하는 대로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일찍 자고 운동을 하고 적당히 먹고 욕심을 줄여보자. <진승현 꽃잎위에선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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