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월동채소류가 코로나발 소비 침체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겨울에서 봄까지 전국에 유통되는 월동채소류의 60~70% 정도를 제주산이 차지하는데, 품목을 가리지 않고 폭락한 가격에 농업인들은 정부와 제주도에 시장격리와 소비촉진 행사 등의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양파의 경우 전국적으로 17만t 규모의 2021년산 저장양파 재고량이 4월까지도 시장에 유통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가격도 평년 대비 60~70% 폭락하면서 정부의 농산물 수급조절 매뉴얼 4단계(안정-주의-경계-심각) 중 '심각' 단계일만큼 최악의 상황이다. 제주산 햇양파는 전국에서 가장 빠른 3월 중순부터 출하를 앞두고 있어 농가들은 가격 하락에 대한 걱정으로 좌불안석이다. 또 가격 하락으로 일정물량이 시장격리된 제주산 양배추는 가격이 소폭 회복세지만 당근은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7일 농협제주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제주산(400여t)을 포함한 전국 양파 재고량은 17만6000t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지금의 소비 속도를 감안하면 저장양파는 4월 말까지도 시장에 유통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양파 소비 부진은 가격 폭락으로 이어져 이달(1~16일) 서울가락시장 평균경락가격은 ㎏당(상품 기준) 496원으로 평년(1166원) 대비 57.5% 하락했다. 지난 1월(570원)보다 더 떨어지는 추세다. 설상가상으로 제주지역의 2022년산 조생양파 재배면적은 600㏊로, 평년(539㏊)보다 11.3% 증가했다. 이에 따라 농가에선 100㏊ 안팎의 시장격리 필요성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양파 관련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지난 14일 올라왔다. 30년간 양파농사를 지었다는 한 청원인은 "2월초 양파 도매가격은 20㎏당 4000~5000원 정도에 거래됐는데, 20㎏당 생산비 1만1500원에 창고 보관료가 2500원으로 1만4000원은 받아야 10원 한푼 남기지 않고 본전이 된다"며 "정부가 양파값이 폭등하면 소비자물가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수입해 왔는데, 반대로 폭락해 농민이 주저앉게 될 상황이라면 이에 대한 방안도 정부가 마련해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당근 가격도 약세이긴 마찬가지다. 올 1월부터 선제적으로 제주형 자조금단체인 제주당근연합회와 구좌농협을 중심으로 133㏊를 시장격리하고 상품용 8000t을 가공용으로 대체하는 노력에도 이달 가락시장 평균경락가격은 20㎏에 1만7260원으로 평년 2월(2만7050원) 대비 36.2% 떨어졌다. 생산예상량이 5만6185t으로 평년보다 15.8% 증가한데다 소비침체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이달 초부터 말까지 256㏊에서 시장격리가 진행중인 양배추 평균경락가격은 이달 8㎏에 4960원으로 1월(4370원)보다 소폭 회복세지만 2월 평년(7520원) 가격에 견주면 여전히 34.0% 낮다. 생산예상량이 37만2000t으로 평년보다 4.0% 증가한 월동무의 2월 평균경락가격은 20㎏에 1만220원으로 평년 2월(1만1840원) 대비 13.7% 하락했다. 농협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양파 도매가격은 ㎏당 730원 아래로 수급조절매뉴얼상 '심각' 단계가 작년 12월쯤부터 지속되는 상황이라 정부의 수급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월동무는 도매가격이 20kg당 생산원가인 1만50원 아래로 떨어질 경우 수급대책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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