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의 이목이 쏠렸던 대선이 막을 내렸다. 사상 초유의 비호감 대선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할 만큼 이번 대선은 후보자와 주변인의 위험성이 크게 주목된 선거였다.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 검증은 미흡했고, 대통령 후보로서 품격을 잃은 언행과 네거티브가 난무했다. 그러다 보니 유권자인 다수의 국민은 여느 선거보다 최선의 후보를 선택하지 못한 채 투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새 정부는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과 함께 추락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도 풀어야 할 과제가 됐다. 이를 위해서는 선거기간 유권자들 앞에서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국민적 합의를 통해 정책을 시행해 나가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과거 앞선 정권의 사례를 보더라도 민의를 무시한 정책 결정과 사업강행으로 국민적 저항을 받은 사례는 많다. 새만금 간척사업이 그랬고, 4대강 사업 역시 국민의 반발은 물론 혈세 낭비와 국토파괴의 결과를 초래한 대표적 사례이다. 국책사업으로 추진돼온 제주 제2공항 문제도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특히 제2공항 문제는 단순히 공항 인프라 건설 여부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환경수용력을 고려하지 못한 인프라확대 계획은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한 제주의 환경은 물론 제주사회의 지속가능성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제2공항 계획은 제주의 미래 비전과 결부해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지난 10여 년 제주는 급속한 관광객 수요와 인구 증가로 사회적·환경적 변화가 크게 일어났다. 관광객이 늘면서 각종 개발사업이 만연했고, 상·하수도와 폐기물 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과부하 현상이 일어났다.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생활비도 크게 늘어 도민들의 경제부담은 클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여러 문제는 양적인 관광팽창 정책을 지향해 오던 제주 관광정책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도민들은 현재 관광수용력보다 배 이상 늘릴 수 있는 제2공항 계획이 한계용량이 명확한 섬 지역에서 마냥 좋은 정책만은 아니라는 점도 인식하기 시작했다. 국토부와 제주도, 제주도의회가 합의한 제2공항 찬반 도민 공론조사에서 반대 여론이 높게 나올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2공항 문제의 해법에서도 현 제주공항을 개선해 활용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여론이 절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당선인은 제주도민의 뜻을 존중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제2공항 찬반 도민 공론조사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공식적 표명의 선행조치로 도민들로부터 추락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이는 제주의 미래는 개발과 성장보다는 제주의 가치를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가기를 바라는 도민의 선택이기도 하다. 제주 미래의 방향성에 대한 도민의 의사가 확인된 만큼 새 정부는 이에 부응하는 정책으로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해 가기를 당부한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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