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와 인터뷰하는 김인창 제주해경청장. 이상국기자 우리나라 최남단 제주해역은 수출·입 물동량 99%가 지나는 해양전략의 요충지이자 주변국 견제, 이어도 등 해양영토 주권 수호를 위한 전천후 업무가 필요한 지역이다. 안전한 제주바다 수호를 위해 해양경찰의 역할은 그 어느 곳보다 중요하다. 김인창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을 만나 제주 해경의 현안과 역할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제주 해역의 타 지역 어선 불법 조업에 대한 대응 계획은? =제주해경청장 부임 초기부터 타 지역 대형 선망의 불법 조업으로 인한 제주 어민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제주 해경은 각종 불법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지난 2월 한 달간 불법 조업 행위를 강력히 단속해 5건에 12척의 선망을 적발했다. 4월 중순부터는 선망 어선들이 두 달간 휴어기에 들어가는데, 막바지 불법 조업이 우려됨에 따라 기존 3월까지 예정됐던 집중 단속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적법한 조업에 대해서는 안전한 조업 활동이 가능하도록 돕고,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해 어업 질서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제주해협부터 마라도까지 매우 넓은 해역을 제주해경이 담당하고 있다. 인력과 장비는 충분한가? =제주해경이 관할하는 해역은 제주도 넓이의 약 49배에 달하는 9만20㎢이다. 그동안 많은 장비가 보강됐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야간과 기상 악화 상황에서도 운영 가능한 헬기이다. S-92와 흰수리 등 헬기 추가 도입을 관계 부처와 지속 협의해 빠른 시일 내 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연안 안전사고 대응에 효과적인 500t급 함정을 추가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며, 현재 인력 운영 상 큰 문제는 없지만 장비에 따른 인력이 보충된다면 조금 더 원활한 임무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주력 부서인 경비함정에서는 출동 하루 전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함정 내 유증상자 발생 시 단독 공간에 격리하고 즉시 입항해 치료하며 대체 함정과 인력을 투입해 해상 치안 공백이 없도록 철저히 대응하고 있다. ▷제주해경만의 차별화 정책과 장기적 비전은 무엇인가? =제주해경은 예방 중심의 '제주형 해양종합안전망 구축'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제주해역에서 발생한 선박 사고는 총 2341건으로, 이 중 예방이 가능했던 인재형 사고가 약 90%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전복·침수, 충돌, 화재 등 3대 역점과제를 선정해 종합적으로 예방하고자 한다. 먼저 전복·침수 사고 예방을 위해 기상 악화 시 위험 해역과 시간대를 분석해 어민들에게 신속히 제공하고, 경비함정을 선제 배치해 사전 대피를 유도하고 있다. 또 충돌 사고 예방을 위해 해상교통관제 조기 경보를 통해 조업 어선과 해역을 지나는 상선들의 충돌 위험성을 예측해 전파하며, 어선 화재 예방을 위해 유관 기관과 합동으로 기관실이나 배전반 등 화재 취약 요인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수색 구조 분야에서는 민·관 협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민간 해양구조대 산하에 50여명 규모의 드론 수색대를 창설해 항공 및 수중 드론을 이용, 구조 활동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민들이 체감하고 제주해경을 신뢰할 수 있는 정책 추진이라고 본다. 모든 사안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안전한 조업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 ▷최근 '제주해경청의 아름다운 동행' 사업을 통해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지역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제주해경은 지역사회와 함께 발맞춰 나가려고 한다.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제주개발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해상에서 폐페트병 3만2000여개를 수거해 '페트병 업사이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는 지역 수협도 동참해 해양쓰레기로 인한 미세 플라스틱 문제 개선에 나서고 있다. 또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추진 중인 '연안 안전 지킴이'사업을 75개소 150명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으로 해수욕장 등에서 도민의 안전을 지키며 지역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안의 해양 쓰레기와 괭생이모자반 수거 등 환경 정화 활동을 추진해 도민과 함께 깨끗한 제주 바다를 만들어 가겠다. ▷제주 출신 청장으로 재임 기간 중 꼭 달성하고 싶은 사안은? =본청에서 근무할 때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 제주 연안에서 대형 사고나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때였다. 제주청장으로 취임하면서도 직원들에게 "모든 활동에서 국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적극 행동해 달라"고 주문했다. 거친 파도와 싸우며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을 단속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국민의 생명을 반드시 구조하는 것이 국민들이 바라는 해경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제주해경은 용감하고, 정의롭고, 적극적인 임무 수행을 목표로 한배를 탄 직원들이 함께 의지하며 정을 나누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주해경 만의 단단한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해양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해 제주해역의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 ▷끝으로 제주도민께 한 말씀. =제주 출신으로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에 부임해 많은 분들이 기대와 환대를 보내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지역 주민들께서 해양경찰에 바라시는 것들을 잘 수용해 신뢰받는 제주해경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