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자세로, 담대하게, 국민의 시각에서, 겸허하게 성찰하며"… 최근 대통령 선거 운동을 취재하며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듣기 좋은 각종 수식어구들은 어떤 곤란한 질문에도 쉽게 첨가되는 '만능 답변' 중 하나였다. "사기꾼들 상대해봐서 아는데", "부패하고 버르장머리 없는 썩은 패거리들" 선거 운동 과정을 돌아보면 윤석열 당선인의 언어에서는 약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담긴 만능 답변과 논리는 커녕 우월의식과 비난, 혐오가 도드라졌다. 선거에서 이겨 새 정책을 펼칠 날을 맞기 위한 선거 운동인 것인지 의아할 정도다. 선거는 끝났고 대통령의 권한에는 변함이 없다. 과거를 뒤집는 것만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과 판단력, 정책과 관리가 어우러지길 기대할 뿐이다. 최근 정치인들의 젊은 시절 사진과 함께 이력을 되짚어주는 한 영상을 봤다. 화려한 직함을 거슬러 올라가니 정치와는 상관없는 생활인으로서의 앳된 낯이 보였다. 그 시절 그들에게도 정치에 뛰어들겠다고 다짐했던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이룰 것은 다 이룬 뒤 제2의 인생처럼 정치를 시작한 이들 대신, 기간은 짧더라도 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삶이 흘러간 사람들, 앳된 시절 초심을 기억해 달라고 외치는 이들이 국회, 청와대 뿐 아니라 선거를 앞둔 지역 정가에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강다혜 정치부 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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