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감량기를 다루다 사고를 당한 급식 노동자들의 손 사진. 사진=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제공. 제주 학교 급식소 손가락 절단 사고에 대해 법원이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의 책임을 인정했다. 제주지방법원 민사3단독 조병대 부장판사는 최근 제주 학교 급식소에서 음식물감량기를 다루다 손가락 4개를 잃은 A씨가 이석문 교육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다. 화해 권고 결정은 법원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소송 당사자(원고·피고)에게 절충안을 제시하는 것을 뜻한다. A씨는 지난 2020년 5월 22일 제주시내 모 학교 급식소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분쇄한 뒤 건조하는 '음식물감량기'를 다루다 엄지를 제외한 손가락 4개를 잃었다. A씨가 감량기 정지 버튼을 누른 뒤 배출구에 낀 음식물찌거기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기계가 작동, 오른손이 딸려들어가 버린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조 부장판사는 교육감의 책임과 A씨의 부주의를 감안, 교육감의 책임 비율을 60%로 책정했으며, 원고(A씨)와 피고(교육감)는 모두 이 절충안을 받아들였다. 앞선 재판 과정에서는 이 교육감의 '이중적 태도' 때문에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제주도의회에서는 "감량기 작동에 대해 설명을 못받는 등 현장까지 안전지침이 내려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분명히 기계 잘못"이라고 잘못을 인정한 반면 법정에서는 '오작동'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심지어 지난 1월 20일 마지막 변론기일에서는 "감량기 청소할 때는 손을 집어 넣는 것 자체를 금기시 하고 있다. 반드시 청소도구를 이용해야 한다"며 되레 사고의 원인을 A씨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A씨의 변호인은 1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법원이 책정한 비율에 대해 다소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A씨 등과 심도 있는 논의를 벌인 끝에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에서 발생한 감량기 손가락 절단사고는 ▷2018년 10월 오른쪽 중지 절단(접합 실패) ▷2019년 5월 오른쪽 검지 절단(접합 실패) ▷2019년 12월 오른쪽 중지와 약지 골절(손가락 펴지지 않는 장애 발생) ▷2020년 5월 22일 엄지 제외 오른쪽 4개 손가락 절단(접합 실패) ▷2021년 10월 손가락 2개 절단(접합 실패) ▷2021년 12월 6일 오른손 중지 절단(접합 실패) 등 총 6건이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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