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년 만에 탄생지 제주에서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만나는 특별전 '세한도, 다시 만난 추사와 제주' 도민 공개를 앞두고 4일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약 15m에 달하는 '세한도' 두루마리 전모가 드러났다. 강희만기자 오랜 여정을 거쳐 178년 만에 탄생지인 제주에서 다시 만나는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국보)는 약 15m에 달하는 긴 두루마리의 길이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1844년 추사의 유배지 제주에서 고독한 '세한의 시간' 속 탄생해 '송백과 같은 벗, 송백의 마음을 지켜간 후학'들에 의해 소중히 전해져오며 풍성해진 '세한도'를 통해 추사의 삶과 예술세계를 반추해볼 수 있다. 지난 2020년 손창근 선생의 기증으로 국민 품에 안긴 '세한도' 진본을 제주에서 만나는 특별전 '세한도, 다시 만난 추사와 제주' 도민 공개를 앞두고 4일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언론공개회가 열렸다. 4일 특별전 '세한도, 다시 만난 추사와 제주' 언론공개회에서 인사하는 이재열 국립제주박물관장. 강희만기자 전시는 2년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특별전의 감동과 여운을 고스란히 이어 1부 '세한의 시간'과 2부 '송백의 마음'으로 구성됐다. 전시관으로 들어가면 진본과 만나기 전 김정희가 겪은 시련의 경험과 감정을 이방인의 눈으로 해석한 7분 영상 '세한의 시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정희가 제주에서 느꼈을 고통과 절망, 성찰에 이르는 감정들이 제주 풍경 속에 은유적으로 담겨져 묘한 울림을 준다. 그 길을 지나면, 청나라 문인 16명과 한국인 4명의 감상 글로 이뤄진 세한도 두루마리의 전모가 드러난다. '우연히 훑어보다 찬 숲에 눈길이 이르니 한 폭의 그림은 분명히 좌우명이로구나. 오늘 그림을 펼치고 곧장 떠오르는 건 옛사람의 마음을 닮은 고상한 이의 지조.'(오순소의 글 중), '내가 이 그림을 보니, 문득 수십 년 동안의 고심에 찬 삶을 겪은 여러 선열들이 떠올라서 옷소매로 눈물을 닦고 말았다.'(이시영의 글 중) 등 20명의 감상문이 새롭게 읽힌다. 국립제주박물관에 전시된 1844년 제주 유배 시절 추사 김정희가 그린 '세한도' 진본. 강희만기자 '세한도'의 가치를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송백의 마음'에 풀어냈다. 이번 제주 전시에서는 새롭게 추가된 독립운동가 이시영의 '장무상망(長無相忘)'을 비롯해 애제자 허련의 '김정희 초상', 추사의 또 다른 걸작 '불이선란도'도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은 "이 전시는 178년 만에 '세한도'가 탄생한 제주에서 '세한도'를 직접 접할 수 있는 매우 뜻깊은 자리"라면서 "전시를 감상하면서 문화적 자긍심과 기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고, 제주에 남아있는 추사 김정희의 자취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한도'에 담긴 사연과 이를 고이 보존해 온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시간을 보낸 많은 분께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특별전은 5일부터 5월 29일까지 진행된다. 이 기간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의 특별강연(4월 23일, 140명, 사전예약)과 교사 초청 설명회(4월 18일, 사전예약), 초·중등학생 대상 '세한도 그림읽기' 교육프로그램(초 3~6 개인 4월 9~30일·초중등 단체 4월20~5월 25일, 사전예약)도 운영된다. 관람료는 무료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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