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심각한 농촌에서 일할 사람이 없으니 외국인근로자에 의존하는 상황인데, 작년부터 인건비가 껑충 뛰어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람 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틈타 인건비가 자고 나면 오르는 상황이다." 제주지역 농촌지역이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은 가운데 고질적인 인력난에 더해 외국인근로자 입국 감소 여파 등으로 인건비가 빠르게 급등해 농가들의 경영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25일 지역농협과 농가 등에 따르면 5월 중순쯤부터 서귀포시 대정과 안덕 지역에서 마늘 수확이 시작되는데, 농가에선 벌써 원하는 날짜에 마늘을 수확할 인력 구하기 채비가 한창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농촌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외국인근로자가 감소한 탓에 코로나 이전 7만~8만원이던 인건비가 작년 9만원까지 올랐고, 올해는 12만원을 주고도 일할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인건비만 오른 게 아니다. 농가에선 인력을 공급하는 작업반 반장에게 수십만원의 중개수수료까지 내주며 인력 구하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대정지역에서 마늘농사를 짓는 한 농업인은 "인력난이 하도 심각하다 보니 농가마다 '몸빼값' 명목으로 수수료를 요구해 어쩔 수 없이 30만~50만원의 수수료를 주고 인력을 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작년에도 외국인들이 오기로 약속해놓고 다른 데서 돈을 더 준다고 하면 옮겨가버리는 일도 더러 발생했다고 한다. 마늘 수확철 인력난이 심각한 것은 20일 안팎의 짧은 기간에 모두 수확을 마쳐야 하기 때문으로, 도내 최대 마늘 주산지인 대정지역에서만 수확철에 1000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하다. 특히 마늘은 밭작물 중에서도 기계화율이 가장 낮은 품목으로 수확후 건조해서 주대(줄기)를 절단해 망에 담는 모든 과정을 수작업에 의존해야 한다. 이처럼 마늘 수확철 반복되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농협제주지역본부는 최근 도내 140개 공공기관과 민간단체에 농촌일손돕기 협조공문을 발송하고 참여자를 모집중이다. 또 마늘 주산지 농협별로 취약농가 수요를 조사해 군부대와 대학생, 사회봉사대상자 등의 봉사인력을 배정할 계획이다. 5월 14일엔 범제주농협 임직원 마늘 수확의 날을 운영해 300여명이 일손돕기에 나선다. 농협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작년에는 마늘 수확철 45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160여 농가에서 마늘 수확을 도왔다"며 "올해도 고령·여성농 등 취약농가에서 필요한 인력수요를 조사해 자원봉사자들을 우선 지원할 예정인데, 기관·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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