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열린 국회 국토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는 원희룡 장관내정자. 연합뉴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2일 진행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여야의 거센 공방이 계속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대장동 일타강사'를 자임하며 자당에 칼을 겨눴던 원 후보자에 대해 제주지사 시절 오등봉 공원 민간특례 개발 의혹,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국민의힘은 원 후보자를 엄호하며 민주당 이재명 전 대선후보 측의 대장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 법인카드 관련 의혹을 다시 꺼내 들었다. 이에 지난 대선의 공방전이 국회로 옮겨온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인사청문회의 '의원 불패' 관행에 따라 3선 의원 출신인 원 후보자의 청문회 또한 어느 정도 무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 달리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졌다.' ◇ '제2의 대장동' 오등봉 놓고 설전…元 "대장동과 다른 모범사례" 이날 청문회에서는 일각에서 '제2의 대장동'으로 비판하는 제주시 오등봉공원 민간특례 개발이 최우선 타깃이 됐다. 제주도는 원래 오등봉 공원에 대해 민간개발 '불수용'을 결정했으나, 원 후보자의 지사 시절 민간특례 방식의 개발로 선회한 바 있다. 민주당은 시행사 선정 과정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특정 기업에 과도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설계한 것 아니냐며 원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특히 컨소시엄에 참여한 '리헌기술단'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학동기라는 점을 부각했다. 김교흥 의원은 오등봉 개발사업에서 민간의 사업수익률이 전체의 8.91%로 설계된 점을 지적하며 "세전으로는 9.88%이다. 대개 (공원 일몰제에 따른 다른 사업의 민간개발 이익이) 4∼6%인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높다"고 지적했다. 문진석 의원은 "후보가 대장동 일타강사를 자처할 때 '주변 인물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그 말을 토대로 살펴보면 오등봉 개발사업에서는 사업 계획의 적정성 판단을 맡은 고모 전 제주시 도시건설국장이 지난해 리헌기술단 고문으로 갔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 후보자는 "오등봉은 대장동의 정반대 사례"라면서 민주당의 '대장동' 부메랑 공격에 맞섰다. 그는 "오등봉은 대장동 같이 민간업자에게 공공의 땅에서 나온 특정 수익을 몰아주도록 하는 것을 방지한 전국 최초의 모범 사례"라면서 개발이익 환수 장치를 3가지나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자신의 도지사 선거 캠프 비서실장이었던 이승택 씨가 오등봉 사업 제안심사위원회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것을 두고도 "제주도 경관위원장으로 당연직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해명했다. 김상훈·송석준 의원 등 국민의힘에서도 원 후보자에게 오등봉과 대장동이 다른 점을 설명하라고 요구하면서 지원 사격에 나섰다.' ◇ 고급 일식당 집중된 업무추진비 놓고도 거센 공방 원 후보자가 제주지사 시절 특정 고급 일식당에서 업무추진비가 계속 사용된 것을 두고도 민주당의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장경태 의원은 "해당 식당의 런치는 6만원 이상, 디너는 16만 원 이상인데 12만원 결제했을 때는 런치 세트를 0.5인분만 드신 것이냐. 또 후보자가 사용한 돈이 총무과 (결제) 내역과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내역 허위 작성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나도 일식당을 가끔 다니지만 가격표 이하로 시킬 때도 있다. 굳이 점심에 얼마, 저녁에 얼마인지 다 기억할 수도 없다"고 두둔했다. 그는 "사모는(법인카드를 썼느냐)", "자택에 음식배달하면서 법인카드를 쓴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서 이 전 지사 부부의 법인카드 관련 의혹을 겨냥한 듯한 질의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원 후보자가 2020년 5월 이태원발 코로나19 집단 감염 여파로 인한 방역 비상 상황에서도 매주 2∼3일 서울 출장에 나섰다고 지적하면서 "제주 도정은 어디 가고 서울에서 보냈느냐. 국토부 장관이 돼도 대권놀음 때문에 딴 것 하지 않겠느냐"고 몰아붙였다. ◇ 국힘, 文정부 부동산 비판…자료 제출 놓고도 논란 부동산 정책을 놓고서는 여야가 창과 방패를 바꿔 잡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면서 원 후보자에게 평가를 요구했다. 이종배 의원은 국민의힘이 지난해 재보선과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것을 언급하면서 "(문재인정부의) 5년간 부동산정책 실패가 (국민의힘 후보) 당선에 큰 힘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 후보자는 공감하면서 현 정부 정책에 대해 "부동산 정책의 완전한 실패", "가격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무모하고도 비현실적인 정책", "한 방에 잡을 수 있다는 오만한 접근" 등의 지적에 나섰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원 후보자가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에는 제대로 응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셀프 청문회'를 해왔다며 성토했다. '고발' 가능성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 "오늘 오전까지 자료 제출이 제대로 안 된다면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위원회 의결로 국토교통부에는 경고하고 원희룡 후보자와 인사청문TF 모두 형사고발 하겠다"고 경고했다. 청문회에 임하는 원 후보자의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기원 의원은 "아직도 (윤석열)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처럼 발언하는 것 같다. 국토위원의 질문에 대해 굉장히 도전적이고 대립적으로 발언한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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