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제주시 원도심 소통협력센터에서 아동친화공간인 '소소소' 현판식이 열리고 있다. '소소소'는 제주시가 아동친화도시 시책으로 조성한 실내놀이터다. 아동 27% "의사 결정 배제" 아동 목소리 반영 기반 미흡 아동참여위 설치 조례 개정 정책·예산 의견 제안 추진 실질적 행정 체계 마련 필요 2021년 12월 31일 기준 제주지역 아동학대 의심 신고 건수는 1096건으로 이 중 711건이 아동학대로 판정됐다. 2020년에는 의심 신고 859건에 판정 건수가 562건이었다. 아동 인구 1000명 대비 아동학대로 판단된 피해자 비율인 2020년 '피해아동 발견율'은 4.85%로 전국 평균 4.02%보다 높았다. 아동 인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발견율도 증가하는 추세지만 2016년 5월 정부가 제정한 '아동권리헌장'의 "모든 아동은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받고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첫 문장은 우리에게 여전한 과제를 던지고 있다. 제주에서 아동친화도시 조례가 제정되는 등 "아동이 행복하고 존중받는 도시" 실현에 나서고 있지만 놀이·돌봄 공간 조성 등 아동을 수혜 대상으로 여기는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명 존중의 권리, 보호의 권리, 발달의 권리에 비해 참여의 권리 보장이 취약하다. 아동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알고 지킬 수 있고, 어른도 아동의 권리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사회적 약속이 강화돼야 하는 이유다. 제주도 아동친화도시 조성 5개년 기본계획에 따른 2022년 시행 계획 앞자리에 제시된 추진 전략은 '아동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지역사회 기반 구축'과 '생활 속 아동·청소년 권리 증진'이다. 아동 참여위원회 신규 설치, 아동 참여예산제 도입, 행정결제시스템에 아동참여 사전 검토 항목 신설, 아동친화도시 홈페이지 내 아동·청소년 제안 플랫폼 운영, 아동권리 옴부즈퍼슨 구성 등이 해당 세부 과제에 속한다. 그중에서 만 18세 미만 아동으로 꾸려질 '아동참여위원회 설치'는 조례 개정을 위한 입법예고를 마쳤다. 6월 예정된 제주도의회 심의를 준비 중인 개정안에 따르면 아동참여위원회는 아동 관련 정책·예산에 대한 의견 수렴, 아동권리 모니터링과 개선 사항 제안, 아동정책과 사업에 대한 참여 활동, 아동 인권 옹호 활동 등을 맡는다. 법률·아동인권 전문가 등을 위촉해 아동권리 침해 사례와 정책 모니터링, 제도 개선 의견을 낼 아동권리 옴부즈퍼슨도 조만간 첫발을 뗀다. 인증을 위한 아동친화도시가 아니라 앞으로는 실질적으로 아동이 중심이 된 행정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2020년 제주도 아동실태와 아동친화도 조사에서 아동의 27.1%가 "아동 프로그램, 서비스 예산 등 지역사회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전혀 없다"고 답했던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진선희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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