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위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번에 행정시장 누게꽈?"다. 예전이면, 제주도지사 선거를 치르기 전부터 제주시와 서귀포시 행정시장 후보군이 2~3명 안팎으로 좁혀지며 도민사회에 회자되곤 했다. 하지만 이번 민선 8기 오영훈 도시사 당선에 따른 행정시장 후보군은 현재로선 그 수가 너무 많아 '하마평'만 무성하다. 도민사회의 분위기는 양방향으로 갈린다. '행정 경험이 많은 공무원 출신이냐, 아니면 조직의 대변화를 위한 뉴페이스의 등장이냐'는 것이다. 자신들의 수장인 행정시장에 대한 가장 관심이 많은 행정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전자를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반면 일각에서는 예전과 달리 지금까지 정확한 후보들이 거론되지 않는 점에 비춰 후자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최근 출범한 도지사직 인수위원회의 위원 가운데 지명 또는 해당 인물군이 공모 절차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오 당선인은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통한 특별도 단층 행정체제를 5~6개 기초자치단체로 나눠 제왕적 도지사의 권한을 도민과 나누겠다고 당선 이전부터 누차 강조했다. 2006년 자치도 출범 이후 시장 직선제가 폐지되고 지사에게만 권력이 집중되는 문제를 대폭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따른 오 도정의 행정시장 첫 주자로 누가 나설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그 결과는 도지사의 권한을 얼마큼 나누겠다는 의지를 반영하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도민사회의 걱정은 고위직 공무원 출신 등 '선거공신'들에게 자리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데 있다. 이 같은 보은인사에서 정당이나 경력 등은 물론 2년 후 치러지는 총선과의 연속성을 모두 챙겨야하는 터라 그 걱정은 더 크다. 지난 원희룡 전 지사가 이끌던 민선 6·7기의 제주사회는 어땠는가. 일명 '제주판 3김시대'의 선거조직들이 선거과정에서 헤쳐모여했고, 여기에 공무원 조직마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지난 8년 도민은 과연 행복했는가. 이번 민선 8기의 출발점에서 오 도정은 새로운 개혁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코로나19 장기화 등에 따른 지역경기 침체와 정치권에 대한 도민 불신 등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는 커다란 변혁이 필요하다. 행정시장 못지않게 전임 도정에서 임용된 공기업 등 제주도 산하의 16개 기관장에 대한 교체 여부도 관심사다. 지금, 오 당선인은 딱 한가지만 생각해야 한다. 제주발전을 위한 변화와 개혁을 위해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해야 한다는 점이다. 온정의 인사로는 결코 지난 도정과 달라질 수 없다. 이 같은 기회는 앞으로 없을 수도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게 맞다. 선거공신과 퇴직한 고위 공직자의 자리를 챙기거나, 뻔한 사람들로 행정시장이나 기관장에 앉힌다면 도민들은 크게 실망할게 뻔하다. 2년 후 총선을 챙기기 위한 무리수를 둬서도 안 된다. 야당인 민주당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서 지난 제주도정의 전철을 밟는다면, 지금의 현재 정부와 뭐가 다르다고 할 수 있겠는가. <백금탁 제2사회부장 겸 서귀포지사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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