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도심 건물에서 바라본 풍경. 인구수의 증가나 감소는 단순히 사람이 들고 빠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마을공동체의 변화로 이어지게 된다. 아라1동, 아라2동, 오등동, 영평동, 월평동. 행정동인 제주시 아라동에는 이 같은 5개의 법정동을 뒀다.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다, 대원, 구산, 산천단, 금천, 월두, 간드락, 월평, 영평하동, 영평상동, 오등상동, 오등동 등 자연마을이 존재한다. '아라동'이란 이름 하나로 묶기 어려운 공간들이 저마다 사연을 안은 사람들이 모여들며 마을을 이뤘다. 지난달에는 첨단과학기술단지 마을주민들이 첨단마을회를 꾸렸다.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단지 내 1551세대가 거주하게 되면서 새로운 마을회를 탄생시켰다. 통과 반까지 합치면 마을은 더 다양한 얼굴을 드러낸다. 5월 기준 1만6474세대 3만8903명이 사는 아라동엔 32개통 155개반이 있다. 제주도 이(리)·통·반 설치 조례에 따르면 반은 30가구 이상을 기준으로 하고, 통은 2개반 이상 10개 이하로 구성된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당시 19개통이었던 아라동은 오늘날 갑절가량 늘어난 통이 흩어진 '거대동'이 되었다. 제주시를 기준으로 2021년 7월 현재 읍면은 84개 법정리, 96개 행정리, 316개 자연마을이 있다. 북제주군과 통합 이전인 옛 제주시 일대를 일컫는 동지역에는 40개 법정동, 19개 행정동, 80개 자연마을이 존재한다. 이들 지역의 인구는 아라동처럼 '성장세'를 보이는 것만은 아니다. 제주도의 인구정책 종합계획(2020~2024년)을 보면 읍면동별 소멸위험지수(2019)에서 일도2동 등 20곳이 소멸주의로 분류됐고, 13곳은 소멸위험에 들었다. 추자면은 소멸고위험 지역으로 나타났다. 인구수의 증가 또는 감소는 마을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 정착민의 거센 유입 등으로 인구가 늘어날 경우 전통에 기반한 기존의 마을공동체가 변화를 겪을 수 밖에 없다. 쓰레기와 교통 문제도 낳는다. 지난해 제주연구원의 '행정구역 간 균등한 행정서비스 제공 방안: 제주시 동지역을 중심으로'(윤원수, 김주경) 주제 연구에서는 제주시 19개 동지역의 경우 공무원(427명) 1인당 주민수(38만1098명)가 893명으로 지역별 공무원 1인당 주민수 편차가 크다는 점이 지적됐다. 공무원 1인당 주민수가 높은 지역은 결국 제공되는 행정서비스에 대한 주민의 혜택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인구 감소세는 마을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고령화 등은 마을에서 가까운 의료, 복지시설에 대한 수요로 이어진다. "인구구조 불균형이 가져오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파급 영향에 대해 도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한 지원에 노력"하도록 제주도지사의 책무(제주도 인구정책 기본 조례)를 명시한 점은 그런 이유에서다. 현재 제주에서는 마을 운영규약을 정비하거나 마을기업 운영 등을 통해 이 섬에 불어닥치는 변화들을 주체적으로 담으려는 곳들이 있다. 마을이 보여주는 참여와 자치의 수준은 제주특별자치도의 그것과 비례한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진선희·김도영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