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는 자연에서 저마다 사연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다. '자연인'으로 불리는 주인공처럼 치열한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을 벗 삼아 살기를 원하는 중장년들에게 인기가 많다. 자연에 대한 그들의 동경은 어쩌면 고향을 향한 그리움일지도 모른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에게 자연은 곧 고향이고,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미국판 자연인'도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고향인 미국 콩코드에 있는 월든 호숫가의 숲속에 들어가 통나무집을 짓고 밭을 일구며 2년 동안 자연인의 삶을 살았다. 그가 체험한 대자연의 예찬과 문명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긴 고전이 '월든'이다. 빌 브라이슨은 짧고 굵게 자연인의 삶을 살았다. 그가 미국 애팔래치아 트레일에서 올레길 완주 거리의 세 배가 넘는 1400km를 걸으며 느낀 자연에 대한 사랑과 도전의 이야기가 '나를 부르는 숲'이다. 내 고향 신평리에도 '나를 부르는 숲'이 있다. 신평 곶자왈이 그곳으로 곶자왈 도립공원으로 조성돼 많은 사람이 찾는다.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오면 '대정읍 신평리'라고 한다. '신평리'라고 말하면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요즘은 곶자왈로 조금씩 알려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번 주말에는 나를 부르는 숲, 신평 곶자왈을 걸어야겠다.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가서 '자연인'으로 사는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강승훈 제주도 공보관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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