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명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아우르는 음식을 만들어봤다. 이것은 나의 추억담이고 먹고 자란 내력이며 지인들과의 '음식 나눔'이야기"라고 책을 소개한다. 시인의 산문집 '음식을 만들면 시가 온다'엔 여름을 시작으로 가을과 겨울, 봄으로 이어지는 사계절을 지나며 저자가 계절별 음식과 연관된 일화를 추억하고 그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는 글로 채워졌다. 한 권의 책 속에 수필과 시, 음식 레시피와 사진까지 서로 다른 종류의 글이 어우러져 있다. 여름에 찾아간 각연사 비로자나불에서 너무 이른 아이에 이별한 엄마의 모습을 발견한 시인은 푸릇한 돌나물을 다듬던 엄마를 추억하며 돌나물 물김치 담그는 방법을 알려준다. 가을의 전복죽은 엄마가 돌아가시고 그 슬픔으로 힘들어하던 시인에게 친구가 아버지의 돈을 훔쳐내어 사준 위로와 회복을 떠올리게 한다. 겨울이면 김장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엄마의 김치를 먹고 자란 시인은 겨우내 잘 익혀 목련꽃 피는 봄날 꺼내 먹는 명태김치 담그는 법을, 봄이 오면 1머위 2냉이 3쑥이라고 생각하는 시인이 너무 좋아하는 머위나물과 햇살그물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게 사계절 음식들과 연관된 이야기를 풀어놓은 글엔 "내게 음식은 그리움"이라고 말하는 시인의 말처럼, 그리움과 향수가 넘쳐 흐른다. 출판사는 "엄마가 해준 음식을 향한 애절한 그리움과 자란 곳과 살면서 만나 겪은 사람들과의 추억과 먹었고 만들었던 음식에 대한 사연과 향수가 글마다 배어 있다"고 전한다. 시인이 알려주는 '다정다감 레시피'는 레시피마저 시처럼 읽힌다. 저자는 재료를 다루는 방법부터 만드는 방법을 쉽게 설명해주고, 여기에 어떤 때 어떻게 먹어야 좋은지 등등에 대한 팁도 얹는다. "내가 조리하고 먹은 이 음식이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으로 위로가 되고, 혹자는 재료를 구해 만들어 먹고 건강한 사계절을 경험해보시길 권한다." 저자의 간절한 바람이다. 목선재. 1만6500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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