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요즘 자녀의 스마트폰 게임 중독으로 고민이 많은 부모가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 시대에 스마트폰 사용을 무조건 억제하기도 그렇고, 허용하자니 자녀가 게임에 너무 빠져드는 것 같아 걱정이 많은 게 현실이다. 게임 중독의 근본 원인과 부모의 대처법은 무엇일까? 아이들은 스마트폰 게임으로 같이 놀고 SNS로 서로 소통하며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 게임은 낭비이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을 부모가 하게 된다면 갈등과 소통 부재를 더 부추길 수 있다. 일단 부모가 게임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와 부정적인 생각을 내려놓아야, 자녀와 대화를 진행하고 문제 해결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자녀의 게임 중독은 '단절'이 목표가 아닌, '잘 다뤄야 하는' 문제다. 게임에 중독된 아이는 게임이 끝나고 현실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임에서는 즐거움과 보상이 있고 자존감이 높은데, 오프라인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학업 스트레스가 클수록, 자존감이 낮은 아이일수록, 가족끼리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일수록 게임은 '현실 도피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건, 아이가 게임을 열심히 하고 나서 자연스레 현실로 돌아올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부모와의 관계가 건강한 아이는 게임을 하고 나서 가족과 즐겁게 밥 먹고, 아빠와 농구도 얼마든지 한다. 하지만 게임 중독인 아이는 한 게임이 끝나면 다른 게임을 찾는다. 게임이 좋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불편하고 즐겁지 않은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게 작용한 탓이다. 자녀에게 부모가 중요한 '환경 요인'이란 점을 고려하면, 부모는 평소 자녀와 어떻게 대화하고 자녀를 얼마나 존중하는지, 자녀와의 '갈등'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게임을 하고 나서 '가족'과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는 자녀에게 어른들이 쉽게 '게임 중독된 아이'로 규정하고 이들에게만 문제를 제기하고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 자녀에게 게임을 하지 말라고만 할 게 아니라, 게임을 하지 않는 시간이 의미 있고 즐겁게 쓰일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 캐나다 심리학자 브루스 알렉산더는 '행복한 쥐 공원' 실험에서 다양한 놀이 시설, 많은 친구 쥐들, 맛있는 음식 등 환경을 바꿔주니, 쥐는 마약이 있는 물과 그냥 물 중에 마약이 들어 있는 물을 선택하지 않았다. 이는 중독 문제 해결에 있어서 '중독되지 않을 환경' 조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말해 준다. "한 시간만 해라"보다 "오늘 원하는 시간에 게임을 1시간 할 수 있어"와 같이 아이가 자기 일정과 할 일을 스스로 조절하며 통제하도록 하는 경험을 제공해줄 필요가 있다. 대부분 자녀는 '자기 결정권' 침해에 민감한 편이다. '부모가 나를 통제한다'라는 생각이 안 들게 접근해야 한다. 대학 진학 후, 게임 중독이 자연 치유되는 사례가 많은 걸 보면 '환경 요인'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김용성 시인·번역가·교사>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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