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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지사가 도청직원 아이들 아침 밥 챙겨주나요?"
[데스크논단] '미라클 모닝'은 타율이 아니라 자율
위영석 기자 yswi@ihalla.com
입력 : 2022. 07.27. 11:21:36

27일 오전 7시30분에 열린 제주도 '공부하는 공직문화 조성을 위한 아침 강연'.

[한라일보] 지난 1일 취임한 오영훈 제주지사가 의욕만 넘치는 것 같다. 취임하자마자 역대 최대 추경을 편성하더니 예산안 심의도 끝나지 않았는데 재난지원금을 주겠다고 공고해 제주자치도의회로부터 호되게 질타를 받았다. 각종 사업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해결하겠다고 갈등현장을 방문하다가 강정마을과 월정마을 주민들로부터 오히려 반쪽소통행보라고 되치기를 당했다.

27일에는 오전 7시30분에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공부하는 공직문화 조성을 위한 아침강연'이라며 정진섭 충북대 교수를 초청해 '우수전략기업 투자유치를 위한 제주의 전략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제주도청 소속 국장부터 주무관까지 100명이 넘게 참석해 제주도정의 비전과 과제를 설계하는 유용한 시간을 가졌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자평했다.

이날 열린 아침 7시30분 공부모임은 오 지사 취임후 처음으로 열린 직원조회에서 "나는 조찬모임이 좋다"는 말에 간부들이 즉각 반응하며 아침 시간을 활용해 열린 것이다. 지난 8일 제주지역 경제상황 공유 회의에 이어 두번째다.

■ 도지사는 소통을 말하지만 상대방은 불통이라 받는다?

문제는 오 지사 입장에서는 소통이라 말했지만 상대방 입장은 오히려 불통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오 지사 입장에선 마을주민들이나 직원들을 위한 긍정의 소통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침 7시30분 모임이나 세미나를 하려면 담당 직원들은 적어도 한두시간 일찍 출근해야 한다. 그리고 단순 참석하는 직원들도 보통 출근때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나와야 한다.

아이들 아침 식사는 어떻게 하고 어린이집은 누가 데려다 줘야 하는지 등 조기 출근으로 가정에서 생기는 사소하지만 난처한 문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자치도측의 답변은 더 가관이다. "1주일에 한번 정도인데...". 그럼 1주일 한번 정도 제주도지사가 직접 아이들 밥 챙겨주나.

MZ세대들은 개인적 일정이 있으면 회식도 주저한다. 갑질문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사표를 던진다.요즈음 직장인들은 '미라클 모닝'이라고 아침 시간을 활용해 스스로 자기 계발을 한다.

선배들은 길만 안내하면 되는 시대다. 자율보다 타율이라는 구속 자체를 싫어한다. 이 정도의 아침 공부는 인재개발원 교육을 통해 따로 하면 된다. 오히려 불통으로만 보이는 '보여주기식 소통' '만남을 위한 만남'은 그만할 때다.

도지사는 국회의원 시절과는 다르다. 더 진중하고 깊게 생각해야 한다. 그게 리더다. 취임 한달도 안됐는데 던지는 쓴소리가 달지는 않겠지만 써야 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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