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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열린 거문오름 트레킹 어린이해설사도 함께
왕복 1시간 정상 코스 안내 맡아 어린이 눈높이 맞춘 해설
"'작은 안내자' 덕분에 거문오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
거문오름 트레킹 8월 1일까지… 탐방 외 무대 공연·체험도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2. 07.30. 14:54:24

30일 거문오름 어린이해설사의 안내로 탐방객들이 정상 코스를 돌아보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어제는 민오름이 보였는데 오늘은 백설가루를 뿌려놨네요." 비구름이 내려앉은 탓에 제주시 동부 지역 오름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들어진 전망이 드러나지 않자 어린이해설사가 아쉬움을 안은 채 이런 설명을 곁들였다.

30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거문오름 국제트레킹 현장.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3년 만에 열린 국제트레킹 행사에 세계자연유산 어린이해설사도 함께했다.

제주지역 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이 참여하는 어린이해설사는 거문오름 등 세계자연유산의 의미와 가치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전달하고 미래의 세계자연유산을 이끌어갈 인재 양성을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2018년 1기를 시작으로 지난달엔 5기 세계자연유산 어린이해설사 수료식이 이뤄졌다.

이날 연초록 유니폼을 입고 왕복 1시간이 소요되는 정상 코스를 택한 탐방객들을 안내한 어린이해설사는 한라초등학교 5학년 박태건 학생이었다. 이번이 세 번째 거문오름 해설이라는 박태건 어린이해설사는 출발 전 음식물 섭취·스틱 사용 금지 등을 알린 뒤 삼나무 군락지, 전망대, 정상 지점 등 중간중간 걸음을 멈추고 자연유산, 식물, 오름 등에 얽힌 사연을 들려줬다. 비가 흩뿌리는 날씨여서 동행한 탐방객들에게 "미끄러우니 조심하세요"란 말도 몇 차례 꺼냈다.

30일 비 날씨에도 주말을 맞아 많은 탐방객들이 거문오름을 찾아 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체험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30일 선인분교 풍물단이 신명나는 우리 가락이 있는 공연으로 탐방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전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어린이해설사를 따라 정상 코스를 걸은 관광객 윤정원(서울)씨는 "어린이들이 지역을 알고 교육을 하는 모습이 좋았다"며 "평소 관심이 많은 식물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제주에 잠시 머물고 있는 중에 지인을 따라 처음 거문오름을 찾았다는 조유상씨는 "초등학생이 문화재에 관심을 갖고 해설하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 탐방객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잘 설명해주더라"며 "'작은 안내자' 덕분에 거문오름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로 13회째인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은 8월 1일까지 계속된다. 약 6㎞ 길이의 용암길에는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해설사들이 3개 지점에 배치돼 탐방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탐방만이 아니라 무대공연도 만날 수 있다. 30일에도 자연유산 마을인 선흘리에 있는 선인분교 풍물단 어린이들이 방문객들에게 신나는 우리 가락을 선사한 데 이어 가수 김나연, 제제의 공연이 펼쳐졌다. 31일에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경실 무용단, 제주피언, 제주전통예술단&온새미로의 공연이 잇따라 예정됐다.

한편 30일에는 비 날씨로 인해 오전 10시30분 이후 용암길 탐방이 통제됐다. 문의 064)750-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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