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의 법칙'. 하루 3시간씩 10년 동안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이 지난 1993년 '재능논쟁의 사례A' 보고서를 통해 처음으로 설파했다. 그는 베를린 음악아카데미 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각 그룹의 연습시간을 살폈다. 이를 분석한 결과 4000시간을 투자한 학생들은 음악선생, 8000시간은 훌륭한 연주자, 1만 시간은 전문가가 될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노력하면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천재라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다는 것이 논지다. 1만 시간의 법칙이 널리 알려진 것은 '아웃라이어'란 책에 인용되면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 맬컴 글래드웰이 지난 2008년 펴냈다. 저자는 빌 게이츠, 비틀즈, 모차르트 같은 천재들의 공통점을 '1만 시간의 법칙'에서 찾았다.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직장인들의 필독서로 등극하면서 40만부 이상 판매됐다. '응답하라 1994'에서 극중 칠봉이가 존경하는 야구선수를 거명하며 "1만 시간 이상의 노력과 고통으로 마침내 성취한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자신을 다잡으며 유명세를 더했다. 최근엔 이와 상반된 연구결과도 등장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연구팀은 학술 분야에서 노력한 시간이 실력의 차이를 결정짓는 비율이 4%에 불과하며, 음악·스포츠 등의 분야는 20~25%에 그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어떤 분야든 선천적인 재능이 없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대가(大家)가 될 수 있는 확률이 높지 않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두 연구 결과 모두 치열한 노력을 전제로 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행정시·공기업 등의 인사를 놓고 말들이 많다. 적잖은 지방자치단체들의 인사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심지어 탈원전 인사를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임명했다며 한 시민단체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검찰에 고발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민선 8기 오영훈 도정 역시 예외는 아니다. 두 행정시장에 이어 공기업, 출자·출연기관장에 잇따라 핵심 측근이나 선거공신들을 임명하면서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특정 인사만 보지 말고 모든 인사가 마무리됐을 때의 그림을 봐달라"는 호소에도 비판의 목소리는 사그라들지 않는다. 공기업이나 출자·출연기관들의 방만한 경영은 더이상 비밀이 아니다. 오죽했으면 윤석열 정부가 취임 일성으로 '공기업 혁신'을 천명했을까 싶다. 제주자치도 역시 지난해 말 경영이 방만한 공기업을 대상으로 특별지도감독에 나서기도 했다. 얼마 전엔 한 공기업에 경영혁신계획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처럼 낙하산 인사가 되풀이되는 한 공기업 혁신은 불가능하다. 문외한을 선장에 임명해 놓고 태평양을 무사히 건너길 기대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자립기반 마련과 함께 재능있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전문가를 임명하는 것이 공기업 혁신의 시작이다. <현영종 편집부국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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