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농부장·제주담을장, 직거래장터 꾸준하게 선봬 중간유통 없어 신선하고 건강한 먹거리라는 의미 넘어 민간 영역서 로컬푸드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농업 고민 로컬푸드 기반이 아직 미약한 제주지만 현재 5개 지역농협에서 로컬푸드 매장을 운영중이다. 또 소농 위주로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각자 다양한 작물을 키우고, 이를 가공한 물품을 소비자와 직거래하며 제주 로컬푸드의 저변 확산을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 제주시 오등동 소재 한 카페 1층 공간에서 지난 8월에 직거래장터인 올바른농부장이 열렸다. 문미숙기자 이들이 선보인 직거래장터는 2019년 제주시 아라동 옛 목석원 인근에서 한 달에 두 번 제철 채소와 과일, 가공품으로 소비자와 만난 게 시작이었다. 초반 10여명의 소농에서 출발한 모임은 참여자가 늘면서 제주로컬푸드연구회가 꾸려졌고, 2020년엔 올바른농부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예비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았다. 옛 목석원 인근에서 장터를 열기 어려워지자 장터는 2020년엔 서귀포시 표선면 소재 문화공간으로 옮겼는데 SNS와 블로그를 통해 알리는 장터를 찾아오는 단골 고객들은 여전했다. 소비자와 늘 제철 농산물로 만나는 상설 직매장을 고대하던 올바른농부는 지난해 6월 제주시 애월읍 지역에 아담한 올바른농민상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일회용품을 사용 않고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판매장으로 소비층을 늘려가던 직매장은 임차 공간을 비워야 하는 상황을 맞으며 약 1년만에 문을 닫아야 했다. 하지만 그들의 행보는 멈춤이 없다. 로컬푸드연구회가 꾸려지고 직거래장터에도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준 제주농업기술센터에서 매월 넷째주 토요일에 장터를 연다. 또 한살림제주가 매달 첫째주 토요일에 마련하는 제주담을장에서 소비자들과 만난다. 한살림제주는 제주시 노형동 제주담을센터 뒷마당에서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제주담을장을 연다. 한살림제주 제공 또 올해는 제주시 오등동에 소재한 한 대형카페가 제공한 공간에서 4·6·8월 세 차례 장터를 열기도 했다. 올바른농부와 함께 하는 양경애(54)씨는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 1500㎡의 농경지에서 40~50여종의 채소류를 친환경으로 재배하고 있다. 그는 "루꼴라에서부터 바질트리까지 다채로운데 제주는 물론 서울, 부산 등의 이름난 레스토랑에서 원하는 작물들을 계약재배하는 경우가 많다. 셰프들이 우리가 어떤 작물을 키우는지 직접 보러 오기까지 한다"고 했다. 올바른농부 영농조합법인 문희선 대표는 "50명 남짓한 조합원들이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또 가공해 직거래장터에 내놓으면서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알아주는 고정 소비층이 조금씩 늘어나는 걸 체감한다"고 했다. 또 문 대표는 "제주 생산물이 지역에서 많이 소비되려면 민관이 협업해 농산물 가공시설에서부터 교육을 통해 다양한 음식 레시피가 개발돼야 하는데 제주의 현실은 너무 멀다"고 안타까워했다. 친환경 전문매장인 한살림제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한살림제주')은 2020년 5월 제주시 노형동 월광로에 '제주담을' 센터를 개장했다. 2008년 제주에 첫 매장을 연 한살림제주와 한살림생산자제주도연합회, 한살림제주의 자회사 농업회사법인 밥상살림주식회사가 공동 출자해 만든 공간이다. 소농과 소가공 생산자,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연대해 지역 농산물의 지역내 소비를 늘리는 로컬푸드의 확장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한 센터에는 한살림제주 담을매장뿐만 아니라 로컬푸드매장, 물류센터, 교육센터, 제주담을장 등이 들어섰다. 제주시 소통협력센터가 공모한 제주생활실험 사업에 선정돼 8월 소통협력센터에서 제주입말음식과 함께 하는 올바른농부장이 열렸다. 올바른농부 제공 제주담을매장은 한살림 물품과 제주로컬푸드를 함께 판매하는 복합형 매장으로 구성돼 한살림 조합원과 소비자를 맞는다. 밥상살림이 운영하는 로컬푸드 매장에서는 90여농가가 생산한 채소류와 과일류, 6차산업인증 사업자가 생산하는 가공품 등을 판매한다. 40%의 농가는 직접 매장에 농산물 진열과 재고까지 관리하고, 60%는 밥상살림이 농가로부터 생산물을 사들여 판매하는 방식이다. 조상호 밥상살림 대표는 "로컬푸드 매장에 참여하는 농가들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농사짓는 이들로, 앞으로 친환경 재배로 유도해 궁극적으로 한살림제주 매장 물품으로 인큐베이팅해 안정적 판로를 갖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제주담을장은 제주에서 직거래장터를 운영 중인 이들을 중심으로 소농, 귀농인, 여성농들이 주로 참여해 지역먹거리로 소비자와 만난다. 한살림제주 제공 한살림제주와 밥상살림이 펼치는 이들 사업이 바라보는 방향은 로컬푸드 활성화를 통한 제주 먹거리의 자립이다. 그러려면 생산과 소비 구조가 모두 탄탄해야 하는데 로컬푸드 활성화에 주력하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생산자도 소비자도 로컬푸드라는 단어가 생소할만큼 기반이 취약한 제주에선 쉽지 않은 과정이라고 했다. 생산자는 대량공급이 가능한 납품처를 선호하고, 소비층 역시 아직은 두텁지 못하다. 조상호 대표는 "로컬푸드가 활성화된 완주나 세종 등 다른지역을 보면 지자체장의 주요 선거 공약에 로컬푸드가 포함될만큼 관심이 높다"며 "지역 먹거리의 선순환을 통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농업, 유통단계 축소로 탄소 배출도 줄이는 로컬푸드에 도정의 관심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미숙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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