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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12)한림읍 옹포천 수질 분석
질산성 질소·대장균 오염수 고도처리 후 식수 공급
옹포천 하류 용천수 비해 상류 하천수 수질이 더 나빠
금악리 밀집한 양돈·축산시설 분뇨 등이 오염 요인 분석
태풍 '힌남노' 내습 당시 금악리 숨골로 빗물 다량 유입
한림정수장 고도처리시설 증설에 도민혈세 75억원 투입
고대로 이태윤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22. 10.04. 00:00:00
[한라일보] 제주시 한림읍·애월읍·한경면 지역 주민들이 식수로 이용하고 있는 옹포천 용천수가 질산성 질소와 대장균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옹포천의 발원지는 한림읍 금악리 소재 '누운오름'이다. '누운오름'은 금악리에 있는 '밝은오름'에서 동쪽으로 약 1.3㎞ 떨어져 있다.

'누운오름' 남사면에서 시작한 옹포천은 북서쪽으로 흘러 옹포리 해안으로 연결된다. 옹포천 상류부는 임야와 목초지가 분포해 있고 중·하류부에서는 과수원과 밭 농사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시 한림정수장 수원지로 이용되고 있는 옹포천 하류 모습. 

하류부는 땅속에서 솟아나는 용천수의 유입으로 1년내내 물이 흐른다.

옹포천 용천수의 수질은 금악리에 밀집한 양돈·축산시설에서 나오는 분뇨 등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악리에 분포하고 있는 숨골을 통해 오염된 지표수가 땅속으로 유입되고 있다.

금악리는 광해악현무암의 빌레용암류 분포지대로 비교적 얕은 투물러스(tumulus) 내지는 험모키(hummocky) 지형 등이 자리잡고 있어 지하수 오염에는 취약하다. 양돈 축산 분뇨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무단 배출할 경우 지하로 스며들 가능성이 높다.

금악리 밝은오름 분화구 앞쪽에는 직경이 100m 이상인 대규모 함몰지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 함몰지는 투물러스가 붕괴돼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이 제주시 금악리 밝은오름 인근 투물러스 붕괴 지역에서 지질형성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함몰지는 주변 지형보다 낮은 곳에 자리잡고 있어 폭우시 주변 빗물이 이곳으로 집중된다. 함몰지안에는 3~4개의 숨골이 분포해 있다.

지난달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 내습 당시 밝은오름 인근에 있는 함몰지내 숨골로 다량의 빗물이 유입됐다. 함몰지내 숨골 유입 지표수에 대한 채수를 시도했으나 숨골로 내려가는 바닥이 미끄러워 채수를 하는데 실패했다.

대신에 지난 2일 누운오름'과 '밝은오름' 아래쪽에 위치한 옹포천 상류에 있는 명월리 하천수와 옹포천 하류 용천수의 시료를 채수해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일반세균, 총대장균군, 분원성대장균군, 질산성질소, 황산이온, 염소이온 등 5가지 항목에 대한 수질분석을 의뢰했다.

수질 분석 결과 옹포천 하류 용천수보다 옹포천 상류에 있는 명월리 하천수의 수질이 더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옹포천 상류에 있는 명월리 하천수와 옹포천 하류 용천수의 시료를 채수해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분석을 의뢰했다.

옹포천 하류 용천수에서는 일반세균이 120CFU/㎖나 검출됐다. '먹는물 수질기준 및 검사 등에 관한 규칙'에서 규정한 일반세균 기준치는 100CFU/㎖이다.

자연환경에서도 발견되나 일반적으로 항온동물의 분변에 대량으로 존재하고 있어 음식이나 식수의 미생물학적 오염정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세균인 총대장균군(검출 /100㎖)과 인체나 동물로부터 직접 유래됐음을 추정할 수 있는 분원성대장균군(검출 /100㎖)도 검출됐다.

질산성 질소는 먹는물 기준인 10mg/L보다 높은 13.0mg/L가 검출됐고 분뇨와 지질에 기인하지만 비료, 폐수 등의 혼입으로 나타나는 염소이온과 황산이온은 먹는물 기준치인 250㎎/L, 200㎎/L 보다 낮은 각 각 25.6㎎/L와 16㎎/L를 보였다. 옹포천 상류인 명월리 하천수의 수질은 일반세균이 240CFU/㎖로 기준치(100CFU/㎖)를 초과했고 질산성 질소 21.0mg/L, 염소이온 30.4mg/L, 황산이온 22mg/L를 보였다. 총대장균군과 분원성대장균군도 검출됐다.

한림정수장에서는 현재 질산성 질소등으로 오염된 옹포천 용천수를 여과처리한후 식수로 공급 하고 있으며, 올해말까지 사업비 75억원을 들여 고도처리시설(막여과)을 증설(1만t/일→1만4000t/일)할 예정이다. 막여과는 기존 모래여과에 의한 처리수를 재차 막으로 여과하는 방식이다.

제주도는 고도처리시설 증설 사업을 통해 현재 질산성 질소 농도를 4.5㎎/L 이하로 낮출 예정이다. 질산성 질소외 전 항목을 먹는물 수질기준 이하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림정수장의 시설용량은 2만t이지만 질산성 질소 농도가 먹는물 기준치(10㎎/L )에 육박해 고도처리시설인 막여과를 통해 1만 t을 생산하고 부족한 1만 t은 금악정수장과 서광정수장에서 공급받고 있다. 급수지역은 한림·애월·한경 일원으로, 1만6365명에게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고대로·이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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