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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찔끔 비에 초기가뭄…농가들 "물주기 바빠요"
9월 중순 이후 강수량 평년의 24% 수준 그쳐
서부·남부 일부지역서 토양수분 부족 나타나
한창 생육기 월동채소류에 주·야간 물주기 전쟁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입력 : 2022. 10.25. 17:43:12

제주에 9월 중순 이후 현재까지 내린 비가 평년의 24% 수준에 그쳐 일부 지역에서 토양수분이 부족한 초기가뭄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25일 제주시 구좌읍 지역 당근밭에 스프링클러가 돌아가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제주지역에 한 달 반 가까이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남부와 서부 일부 지역에서 토양수분이 부족한 초기 가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창 출하기를 맞은 감귤은 일조량이 많아 착색이 좋아지고 당도가 증가하는 호조건인 반면 월동채소류 재배농가에선 한창 생육기에 접어든 작물에 스프링클러를 밤낮으로 돌리느라 물과의 전쟁을 치를 정도다. 게다가 제주에는 다음달 초까지도 비 예보가 없어 농가들은 9월 초 태풍 피해에 이어 가을가뭄까지 겪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25일 제주도농업기술원과 지역농협 등에 확인한 결과 제주시 서부와 남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토양수분이 부족해지고 있다.

도농업기술원이 도 전역 32곳의 농경지에 설치한 기상관측장비 측정 결과 25일 기준 중문은 토양수분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구좌읍 세화, 대정읍 보성, 한경면 두모, 서귀포시 강정·상예동 등 8곳은 토양수분이 부족한 상태다. 조금 부족한 곳은 4곳이다.

이같은 토양수분 부족은 강수량에서도 확인된다. 제주에 영향을 준 9월 초 태풍 '힌남노' 발생 이후인 9월 10일 이후 현재까지 제주·서귀포·고산·성산 등 4곳 기상대에서 관측된 평균 강수량은 48.3㎜로, 지난해 같은기간 강수량(418.9㎜)과 평년(202.6㎜)의 12~24% 수준에 그치고 있다.

도농업기술원 송상철 농업재해대응팀장은 "그나마 이달 8~10일 사흘동안 성산에 33.5㎜, 제주시에는 19.4㎜의 비가 내렸지만 서귀포시(9.8㎜)와 고산(6.1㎜) 지역에는 강수량이 적어 토양수분이 부족한 곳들이 있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9월에 파종·정식해 한창 비대기나 잎이 본격적으로 자라는 시기를 맞은 월동무·당근·마늘·양배추·브로콜리·양파 재배농가에선 연일 스프링클러를 돌리며 물주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창철 대정농협조합장은 "모든 농가들이 한꺼번에 물을 줄 수 없어 조를 짜서 돌아가며 주·야간으로 스프링클러를 돌리느라 밤잠을 설칠 정도"라고 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제주기상청의 중기 예보를 보면 다음달 4일까지도 비날씨가 없다. 도내 대부분의 농경지에 관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현재까진 스프링클러를 돌리는데 큰 문제가 없지만 장기간 비가 내리지 않아 농업용 관정에서 물을 계속 뽑아쓸 경우 지하수위가 낮아져 물 사용이 제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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