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운항 재개 방침을 밝힌 추자 경유 여객선 산타모니카호.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속보="제주도 행정당국에서는 여객선이 3척이나 운항을 하면서 교통문제가 해소되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추자 주민이 느끼는 것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이야기입니다. 여객선이 3척이나 추자도를 경유해 운항하고 있지만 추자도는 다시 바람만 불면 오도 가도 못 하는 섬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26일 제주시 추자면 주민들은 온라인 '국민신문고'의 문을 두드렸다. '불안한 여객선에 추자 주민은 살길이 없습니다'는 제목 아래 '추자면민 일동'이 올린 내용엔 지난 21일 추자도를 오가는 여객선 3척이 일제히 멈춘 것(한라일보 10월 24일자 5면)을 계기로 추자도 사람들이 제주 바다를 건널 때 유일한 교통 수단인 여객선 운항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그대로 담겼다. 여객선 3척 일제히 멈춘 초유 사건에 추자 민심 부글부글 운항 조건 맞추려 4년간 막대한 예산 쏟았지만 폐선 사례 "인구·물동량 감소에 여객선 빠질 것… 관 주도 선박 필요" ▶어업지도선 띄운다고 했지만… "그날 행정당국은 어디에"=지난 5월 진도에서 추자를 거쳐 제주로 향하는 3000t 이상의 산타모니카호가 취항할 때 추자도에서는 일일생활권이 열리게 됐다며 "풍악을 울리고 대대적인 환영 행사"를 가졌다.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추자항의 저수심으로 접안을 못하는 날이 한 달에 10일까지 이른다는 것이 추자 주민들의 말이다. 추자면에 따르면 5월 7일 산타모니카호 신규 취항 이후 26일 현재까지 휴·결항·미기항 횟수는 퀸스타2호 74회, 송림블루오션호 45.5회, 산타모니카호 77회로 집계됐다. 이 중 같은 선사의 퀸스타 2호는 지난 1일부터, 산타모니카호는 13일부터 기관 고장으로 결항 중이다. 산타모니카호에 대해선 선사 측이 이달 31일 운항을 재개하겠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한 상태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하자 제주도에서는 어업지도선(행정선)을 띄울 수 있다고 했지만 승선 인원을 늘리려면 해양교통안전공단 제주지사의 임시검사를 받아야 하고 3일 정도 시일이 걸린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부족하다. 이에 제주도 관계자는 "필요시 도내 유람선의 면허 조건을 바꿔 곧바로 여객선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객선 3척 모두 운항이 중지되자 해양사고 위험을 안은 채 낚시어선을 빌려 제주로 향했던 추자 주민들 사이에선 "그날 행정당국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원망하고 있다. ▶"낙도 안중에 없어… 신양항 공사 전철 밟지 말아야"=추자 주민들은 잦은 결항 등 여객선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성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추자 주민들은 "2015년 5월 전천후 여객선 취항으로 기대감에 들떴지만 항구 조건과 맞지 않아 결국 2019년 9월까지 4년간 하추자 신양항 공사가 이뤄졌다"며 "당시 방파제, 준설 공사 등 9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공사 완료 후 10개월도 안돼 그 배는 선령이 다해 폐선하고 2020년 8월부터는 조금만 기상이 나빠도 운항을 못하는 여객선이 다니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엔 저수심 때 접안이 어려운 여객선 탓에 대서리 추자항 준설 공사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신양항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란 시각도 있다. 또다시 막대한 비용만 들여놓고 여객선 운항은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일각에선 산타모니카호의 경우 저수심 당일에는 기항지를 신양항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현재 추자도의 성난 민심은 선사로도 향해 있다. 수익이 나는 노선에는 국가 지원을 받아서 새로운 선박을 운항하면서 정작 '낙도' 추자도는 안중에 없이 이윤만을 추구하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추자도는 언제 일일생활권이 보장되어 국민의 기본권을 누리겠습니까?"란 '국민신문고'의 마지막 글귀처럼 한 주민은 "추자 인구가 1500명대로 감소했다. 앞으로 인구만이 아니라 물동량도 줄면 여객선도 추자도에서 빠지게 되어 있다"며 "이에 대비해 추자도 주민들의 제주 나들이를 위해서는 관 주도의 3000t급 여객선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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