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탐라순력도첩' 중 감귤봉진(왼쪽)과 한라장촉. [한라일보] 300여년전 제주도의 문화 등을 알 수 있는 국내 유일 기록화첩인 '탐라순력도'의 국보 승격이 무산됐다. 문화재청이 지난 1일 공개한 2022년 문화재청 동산문화재본과위원회 제5차 회의록에 따르면 '탐라순력도첩'의 국보 지정 여부가 부의됐지만 부결됐다. 문화재위원회 위원들은 심사를 통해 지정 가치가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조사자 검토 의견에서 "'탐라순력도'는 지방관 기록화로는 최대 규모이며, 일반 백성들의 생활을 상세하게 회화로 남긴 작품이다. 그러나 '보물에 해당하는 문화재 중 특히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큰 것'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조형미나 제작기술이 특히 우수하여 그 유례가 적은것'이라고 판단되지는 않는다"며 "보물을 국보로 승격시킬 수 있는 요건을 충족시킨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 국보로 지정된 회화들과 비교해 '탐라순력도첩'은 국보의 예술적 기준에는 미치지 못해 보물로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탐라순력도첩'이 보물 ‘이형상 수고본’의 하나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이것만 별도 분리해서 국보로 승격 지정하는 것은 선례가 없을뿐만 아니라 보물의 지정 가치와 의미가 퇴색하는 문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2019년 보물 '탐라순력도'의 국보 지정 신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한 바 있다. 탐라순력도는 1702년(숙종 28)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로 부임한 이형상이 도내 각 고을을 순찰하는 내용과 여러 행사장면 등을 담고 있으며 1703년(숙종 29) 완성된 총 43면의 화첩이다. 1979년 2월 8일 지정된 보물 제652호 '이형상 수고본(李衡祥 手稿本)' 10종 15책 중 일부로, 1998년까지 경북 영천 이형상 목사의 후손이 소장해 왔으나 제주목 관아의 복원을 위해 제주시에서 매입해 현재 국립제주박물관에 기탁 보관돼 있다. 탐라순력도는 지방관의 순력을 그린 국내 유일의 기록화첩으로 희귀성뿐만 아니라 300여년 전인 18세기 초 제주도의 지리 · 지형은 물론 관아 · 군사(방어시설) · 물산 · 풍물 · 의례 등을 마치 한 장의 사진처럼 오롯이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 예술적 가치 또한 높이 평가받아 왔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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