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놀샘, 내년에도 또, 우리랑 놀아주러 와 주실 거죠? 저, 잘 할 거에요." '놀이 선생님'의 준말로 '놀샘' 호칭을 쓰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인화로 '마을돌봄 매니저'인 놀샘의 다리를 끌어안으며 올려다보는 눈빛은 아쉬우면서도 맑고 초롱초롱 빛났다. 10월 마지막 놀이 지도를 끝내면서, 내년을 기대하는 아이들의 마음과 달리 '내년이라는 기회'가 있을지 알 수 없어 대답을 못 하는 놀샘의 마음은 오래도록 정이 든 회사를 퇴직할 때처럼 울컥하면서도 착잡하다. 올해 고용노동부와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으로 신규 개설된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인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 '마을돌봄 매니저'의 아이돌봄은 결국 '통했다.' 아이돌봄 놀이는 제주 시내 모 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1, 2학년 5개 반 총 106명을 대상으로 평일 매주 3회, 방학 중 매주 5회로 6개월간 실시했다. 놀이 내용으로 보드게임, 색종이 접기, 공동체 놀이, 창의 책 놀이 등과, 우리나라 전래놀이를 현대에 맞게 확장형으로 개발, 기획한 것들도 있었고,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과 이해 결속을 다지기 위한 세계 전래놀이를 현실에 맞게 개발한 것들도 있었다. 놀이에 참여한 아이들은 돌봄 전담사의 보호 아래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직접 설문 조사에 응했다. '프로그램 내용은 재미 있었다?'에 '매우 그렇다' 69명, '그렇다' 20명, '보통이다' 17명, '아니다'와 '전혀 아니다'는 각 0명으로 만족율 84%를 보였고, '놀이 선생님은 잘 가르쳐 주셨다?'에는 '매우 그렇다' 69명, '그렇다' 30명, '보통이다' 5명, '아니다' 2명, '전혀 아니다' 0명으로 만족율 93%를 보였다. 또한 놀이 프로그램 성과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살펴보면 '매우 그렇다' 65명, '그렇다' 27명, '보통이다' 13명, '아니다' 1명으로 만족율 87%를 나타내, 마을돌봄 매니저의 활약으로 방과후 아이들이 돌봄교실에 머무는 시간이 무척 즐거웠다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특히 놀이 선생님에 대한 만족도가 93%로 다른 것들에 비해 훨씬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아, 핵가족 시대의 아이들과 신중년 세대의 교감이 공동체 놀이를 통해 공감으로 이어져 부모와 떨어져 있는 시간의 정서 불안 해소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는 게 여러 사람의 생각이다. 한편 제주도교육청은 내년부터 초등돌봄교실 운영시간을 오후 5시에서 오후 8시까지 연장 시범 운영한 뒤 2024년 도내 모든 학교에 전면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인력 확충문제와 노동시간 확대 문제, 질적인 운영 문제 등으로 인한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그 해결 대안으로 고용노동부와 제주도는 '마을돌봄 매니저'들을 적극 활용할 목적의 내년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확대 방안을 마련해, 신중년의 '고용 창출'과 더불어 사회적 '쓸모'의 지지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도 여러모로 적극 권장할 만한 일로 보여진다. <고춘옥 시인>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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