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 26개 진보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10일 제주경찰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도영기자 [한라일보] 지난 9일 국정원과 경찰 등이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결성 및 회합·통신 등 혐의로 전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과 관련해 정당과 시민단체들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 지역 26개 진보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는 10일 제주경찰청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위기탈출용 공안몰이 패륜적 압수수색 만행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정원과 경찰은 암 말기 판정을 받고 오랜 기간 투병 중인 환자에게 무려 16시간이 넘는 반인륜적 압수수색을 강행해 있을 수 없는 폭력을 저질렀다"며 "투병 환자를 상대로 자행한 국가기관의 폭력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감출 수 없는 본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고 우리는 이러한 폭력 만행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반국가단체를 조직했다는 영장 내용이 무색하게도 이번 압수수색은 체포영장도 발부받지 못한 채 진행됐다"며 "조직의 실체에 대해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영장을 가져와 없는 사건을 만들어 내는 수준의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압수수색 과정에 대한 반발도 이어졌다. 이들은 "지난 9일 오전 9시 전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인 A 씨의 자택에 '차를 긁었다'며 노크한 뒤 10여 명의 인원이 집 안으로 밀고 들어와 암 투병 중인 A 씨의 상태는 아랑곳없이 16시간가량의 압수수색을 강행했다"며 "A 씨는 결국 10일 오전 1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이 위중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들은 또 "공안당국이 어제 하루만 전국에서 국가보안법으로 6명의 시민을 압수수색을 하고 1명의 시민을 체포하는 등 무리한 행태를 보이는 것은 연이은 실정과 경제난으로 위기에 몰린 윤석열 정권의 국면 전환용 카드라는 것을 누구나 짐작할 사실"이라며 "정권 위기 탈출용 공안몰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해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끊임없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고 부정의한 국가권력 유지를 위한 도구로 악용되며 여전히 한국 사회를 옥죄고 있는 국가보안법이라는 망령"이라며 "무소불위 반공 이데올로기를 앞세운 국가보안법은 폐지돼야 마땅하다"고 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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