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최근 쌀쌀해진 날씨에 난방을 위해 보일러에 기름을 가득 채운 박모(79·서귀포시 안덕면)씨는 깜짝 놀랐다. 작년보다 치솟은 등유 가격 때문이었다. 그는 "작년에는 등유 한 드럼(200L)이 15만원에서 20만원 정도였는데 이번에 등유를 넣었을 때는 32만원이나 들었다"면서 "한 드럼을 넣어도 아끼고 아껴야 한 달 겨우 쓴다. 올해 겨울은 더 춥다고 하는데, 나이도 들고 시골집이라서 난방을 안 틀 수도 없고 경제적인 부분에서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서민 연료'라고 불리는 등유 가격이 겨울철을 앞두고도 안정될 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다. 특히 도시가스 등이 공급되지 않은 제주도내 농어촌 지역과 취약계층 등에선 난방용 실내등유를 써야 하기 때문에 난방비 부담이 커지면서 시름이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제주의 실내 등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ℓ)당 1625원으로 1년 전(1187원·2021년 11월 15일)보다 24% 올랐다. 2년 전(718원·2020년 11월 15일)보다는 56%나 올랐다. 도내 등유 가격은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오르다 지난 6월 30일(1822원)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국 일부 지역에서는 실내 등유가 휘발유 가격을 역전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아직 제주지역은 역전 현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휘발유(1708원)와 실내 등유의 가격은 80원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실내 등유 가격이 안정화 되지 않는 이유로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 여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내 등유 뿐만 아니라 난방과 연관된 도시가스, 액화천연가스(LPG), 전기 등 요금이 줄줄이 오르면서 가뜩이나 고물가로 힘겨운 서민들의 가계 부담은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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