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열린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발언하는 박호형 의원. 제주도의회 제공 [한라일보] 내년 4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따른 피해조사 예측 결과 제주 수산업계에 연간 4400억 원 이상의 피해액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는 25일 제411회 정례회 제3차 회의를 열고 제주도 해양수산국 등을 상대로 2023년도 예산안 등을 심사했다. 이 자리에선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따른 제주도의 미온적인 대응책이 도마에 올랐다. 박호형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2동)은 "제주도차원의 선제적 대응을 위한 연구용역을 뒤늦게 11월 18일에 최종보고회를 가졌다"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될 경우, 제주 수산물 예상 피해액이 4483억원으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예상피해액이 수산물 소비지출이 평균 49.15%, 제주관광 지출이 평균 29.04%로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언급한 용역은 제주도가 지난 2월 발주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결정에 따른 예상피해조사 및 세부 대응계획 수립' 용역이다. 당시 제주도는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계획 발표 이후 10개월이 지나서야 뒤늦게 대응 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추진해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용역은 제주연구원이 수행했으며 지난 18일 최종보고회가 진행됐다. 용역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제주 수산업의 대내외 환경 및 여건 분석에 이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예상피해액을 예측했다. 또 분야·단계별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했다. 연구진은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도내 수산업 및 관광에 미치는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2일까지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5.7%가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또 오염수 결정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92.30%가 '심각함' 또는 '매우 심각함'으로 답해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었다. 타지역에 비해 제주가 다른 지역보다 수산업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인식한다는 응답도 78.40%로 나타났다. 관광업계에 끼칠 피해 역시 제주도가 타지역에 비해 클 것이란 응답이 66.40%에 달했다. 특히 응답자의 대부분인 83.40%가 오염수 방류 시 수산물 소비를 줄일 것이라고 답한 가운데, 소비를 줄일 경우 감소 폭이 평년 대비 절반 이상일 것이란 결과가 나왔다. 도내 수산물 소비를 줄일 경우 감소 폭을 설문한 결과 평년 대비 46.93%에서 51.38%(평균 49.15%)가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액으로 합산할 경우 도내 수산업계 피해액은 연간 4483억 원으로 추산됐다. 또 제주 관광 소비에 대한 의사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48.60%가 제주 여행 관련 지출을 줄일 것이라 응답했다. 또 평균 29.04%가 제주 여행 지출을 줄일 생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해양수산 분야·단계별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했다. 계획의 골자를 보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개년간 총15개 과제가 마련된 가운데, 투입해야 할 총 사업비는 무려 약 2조 5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연구진이 제안한 세부 대응 계획을 보면 ▷해양수산국 내 해양환경과 또는 해양환경팀 신설 ▷방사능 오염수 조사 해역 확대 방사능 핵종 흡수율이 높은 해조류 종자 생산 및 지원 조성 위기관리대응 실무매뉴얼 수립 ▷제주 수산물에 대한 의무상장제도 도입 검토 ▷산지위판장 수산물 방사능 감시체계 강화 ▷제주 해녀 특수건강진단기관 지정 ▷오염수 방류 피해에 대한 법·제도 마련 등이다. 이에대해 박호형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약 2조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용역에 나와있는데, 해양수산국 예산을 보니 전년도 대비 400억 원 가량이 삭감됐다"며 "(원전 오염수 방류 시) 피해액이 4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용역 결과가 나왔는데 해양수산에 대해 마이너스 예산을 편성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제주도가 과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방류 대응을 하고 있는가 의문"이라며 "내년 4월에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면, 7개월 뒤 제주도 연안에 오염수가 방출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제주도는 지금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고 비판했다. 고종석 도 해양수산국장은 "항만 분야 일몰사업 등으로 인해 예산이 조금 줄어든 건 맞다"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변명에 불과하다. 이번 용역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2023년부터 해양 관련 어민 피해가 수천억 원에 이를 것이란 이야기가 파다했다"며 "해양수산국이 과연 존재하는가 할 정도다. 범도민대책위원회를 만드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중앙도 움직이고, 내년 국비도 반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태민 의원(국민의힘, 제주시 애월읍갑) 역시 "오염수 방류는 수산업자들에게는 사망 신고나 마찬가지"라며 "내년 4월쯤 방류수가 (제주 연안아) 온다고 하면 제주지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은 누가 건들이질 않을 것이고, 이 관점에서 예산 편성이나 메뉴얼을 수립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고 의원은 "바다가 오염되고 있는데 어패류 투입 등에 예산을 엄청나게 집행했더라. 이해가 되지 않는다. 위기상황을 제주도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주도가 실무적으로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