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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인간과 동물의 관계와 삶 재구성
남종영의 '동물권력'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입력 : 2022. 12.09. 00:00:00
[한라일보] '동물권력'(북트리거 펴냄)은 '동물이 인간 지배의 결과물'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동물의 삶을 지구사적 관점에서 재구성한 책이다.

환경 논픽션 작가이자 언론인인 저자 남종영은 "동물이라 통칭되는 수많은 비인간동물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렇게 '매혹하고 행동하고 저항하는 동물의 힘'이란 부제를 달고 동물의 능동성에 주목해 인간-동물의 역사를 다시 쓴다.

책의 주인공은 바이러스 폭탄을 가지고 다녔던 원숭이, 군인 194명을 구한 통신병 비둘기, 임종을 예견한 고양이 등 나름의 의식과 판단을 하며 살아온 동물들이다.

동물의 능동적 삶 주목
“인간 문명의 조연 아니"

저자는 동물은 우리에게 유무형의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강조한다. 때로는 인간과 협력하고 인간의 역사에 개입하기도 하며, 세계를 구성하는 주체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든 파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노동자에게 권력이 있듯이, 탈출하고 공격하고 파업할 수 있기 때문에 동물에게 권력이 있다"고 말한다.

책은 크게 5부로 구성됐다. 1부 '길들임과 지배 사이'에서는 동물이 인간과 동등한 위치에서 협력하며 지구의 역사를 써 내려온 모습을 촘촘히 복원한다.

2부 '동물정치의 개막'에서는 근대 이후 인간-동물의 관계를 다룬다. 여기서 저자는 동물이 기계와 달리 '살아 있음'과 '행동 가능성'을 무기로 인간에 맞서 저항해 왔기 때문에 동물에 대한 전일적 지배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3부 '동물 영웅 잔혹사'에선 동물 지배 체제 속에서 떠오른 동물 영웅들의 이야기를, 4부와 5부에서는 동물에게 덧씌워진 인간의 편견을 깨부수고 동물의 진짜 모습에 다가가고자 하는 학계와 사회운동 진영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출판사는 "인간중심주의를 뛰어넘은 인간-동물 관계를 전망해보는 것으로 책은 마무리된다"며 "인간과 동물이 평등하게 관계 맺기 위해서는 기존의 동물권 운동 또한 돌아봐야 한다"고 전한다.

"나는 이 책이 우리가 동물을 바라보는 생각을 바꾸는 작은 주춧돌이 되었으면 한다. 동물권을 위한 거시적인 기획도 중요하지만, 인간과 동물 개개의 관계에서 나오는 작은 행동 또한 역사를 바꾼다는 생각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에필로그 중) 1만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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