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어느덧 중년이 된 작가가 어린 날을 돌아보며 새롭게 추억 여행을 시작한다. 책 '강원도 마음사전'(걷는사람 펴냄)은 강원도 대관령에서 나고 자란 한 소설가가 점차 사라져가는 고향의 풍경과 말을 찾아가는 여정의 기록이다. 김도연 작가가 풀어내는 여러 편의 자연의 조각들은 독자에게 강원도 고유의 아름다움을, 투박한 정겨움을 선사한다. 나긋나긋하게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저자는 크게 3부로 구성된 책에서 어릴 적 지냈던 대관령, 처음 유학을 갔던 춘천 등을 시작으로 속초와 강릉을 넘나들며 강원도 정서가 물씬 담긴 토속적인 단어들을 되살려낸다. 제목에도 '강냉이밥' '갈풀' '달그장' '새뿔' 같은 강원도 말부터 '강릉' '대굴령' '속초' 같은 특정한 지명이 달렸다. 그는 "어린 시절, 그러니까 우리들은 부모님에게 배운 말들을 익히며 세상을 배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김치는 짠지였고 입은 주댕이였다. 구린내는 쿤내였고 공책은 잭기장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초등학교에 들어가 열심히 표준말을 배우는 우리들에게 서랍은 빼다지, 먼지는 문주, 흉내는 숭내나 임내, 어린아이는 해다, 말벌은 바다리라고 가르쳐서 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회상한다. "빽빽한 표준어의 숲에서 살고 있지만 간혹 누군가 우연찮게 어린 시절의 말들을 불러오면 시간 이동을 한 것처럼 즐거워진다"는 작가. 출판사는 "가난했지만 마음만은 풍족했던 작가의 유년을 따라가다 보면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세상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한다. 1만6000원. 오은지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