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 유명 음식점 대표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재산을 노린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혐의를 입증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20일 살인 혐의로 50대 A씨와 A씨의 아내 40대 B씨, 50대 C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6일 오후 3시쯤 제주시 오라동 주택에서 50대 여성인 D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날 D씨의 집에 침입해 숨어있다가 일을 마치고 귀가한 피해자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검의는 D씨가 두부 및 경부에 다발성 좌상으로 인한 뇌 지주막하 출혈로 인해 사망한 것 같다는 소견을 내놨다.

경찰이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A씨는 범행 직후 현장을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용담해안도로로 도주했다가 택시를 갈아타고 동문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물건도 사지 않은 채 시장을 배회하던 A씨는 인근에서 대기하던 아내의 차를 타고 제주항으로 이동해 배편으로 전남 완도로 빠져나갔다.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들 부부는 지난 19일 경남 지역에서 검거돼 20일 동부경찰서로 압송됐다.

경찰 조사 결과 경남에 거주하는 A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 15일 부인과 함께 전남 여수에서 배를 타고 제주에 왔으며, 범행 당일에는 피해자의 집에 들어갈 때 CCTV에 찍히지 않도록 모습을 감추려고 했다.

나머지 공범인 C씨는 A씨에게 피해자 자택 침입을 지시하고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등 살인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C씨는 지난 8월부터 평소 알고 지낸 피해자와 금전 문제로 자주 다퉜으며 주범인 A씨와는 고향 선후배 관계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택시를 두번 갈아탄 점, CCTV에 찍히지 않으려고 모습을 감춘 점, 비밀번호를 알려준 C씨가 평소 피해자와 금전 문제로 갈등을 겪어왔던 점을 토대로 피해자의 재산을 노린 계획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피해자는 도내 유명 음식점 대표로 체인점을 두고 있다.

이날 동부경찰서로 압송된 A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으며 "피해자와는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또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 "아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C씨의 진술 중 서로 다른 것이 있어 공모 경위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지난 17일 오전 10시쯤 제주시 오라동의 한 주택에서 피해자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