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길을 걷다 보면 12월이 주는 특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크리스마스에서 연말로 이어지는 기간에는 올해를 마무리하는 아쉬움과 내년을 기다리는 설렘이 공존한다. 그래서인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알 수 없는 조급함이 생기기도 한다. 최근에 나와 비슷한 조급함을 느끼는 친구를 만난 일이 있다. 어느 날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자 사촌 동생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누나 나는 이번에 크리스마스 선물 못 받을 거 같아… 엄마 말도 잘 안 듣고 나쁜 일도 많이 했어! 이번에는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안 주시겠지?" 이 말을 듣자마자 귀여움에 웃음이 터졌지만 동생에게는 매우 진지한 고민인 것을 알기 때문에 웃음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귀여운 에피소드로 생각하고 넘어갔지만 청렴에 대한 글을 쓰려고 보니 동생의 그 순수한 질문이 새롭게 다가왔다. 우리는 과연 산타에게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 던져본 게 언제인지 잘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청렴을 시작하는 중요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말이 되면서 고마운 사람들에게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도 함께 커진다. 물론 고마움을 전달하려는 마음은 훈훈하지만 그 마음이 물질적 기쁨으로 치우치게 되면 우리는 정말 산타에게 선물을 받을 수 없는 어른이 되어버린다. 크리스마스에 산타 할아버지가 주고자 하는 것은 선물 그 자체가 아니라 행복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문지원 서귀포시교육지원청>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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