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만난 여자(나기철) 집에 가려고 참고열람실에서 일어나 개가열람실을 지나는데 안에 서 있는 한 여자! 다시 보려고 다가가니 자동문이 닫혔다 두드렸으나 열리지 않았다 삽화=써머 --------------------------------------------- '한 여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다가가 불러 세우고만 싶은 여자입니다. 화자가 처음 그 여자를 발견한 순간의 아슴푸레하며 환한 눈매가 떠오릅니다. 어쩌면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알아보았을지 모르지요. 도서관에서 짧은 순간 지나다 보는 것으로 인연이 되는 여자는 닫힌 문 안에 있고 이내 지워야 할 여자가 됩니다. 그런 애잔함이 더 외로울 수 있고, 세상엔 그런 이루어질 수 없는 만남이 일어나고, 누군가는 그런 순간의 빛에 감사할 수도 있겠지요. 문득 뒤돌아보게 되는 사람을 만난 것에 가치를 둘 수 있는 거지요. 적어도 그의 삶에 좀체 들어온 적 없는, 눈얼음을 달고 햇빛에 반짝이는 수선화 꽃무늬가 은은한 그림자로 어른거리는 것일 텐데요. 자동문이 닫힌 뒤 왜 두드려도 열리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내일은 혹시 열릴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오늘은 끝내 열리지 않습니다. 사실은 그런 것이 세상이기에 잡고 싶지만 지나칠 수밖에 없는 마주침이 종종 있다는 게 좋은 일인지도 모르지요. 시인은 의도적으로 감정 노출을 삼갔지만, 왜 시가 쓰였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시인>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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