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하루도 빠지지 않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저급한 논란을 언론과 SNS를 통해 몇 년 동안이나 끊임없이 접해오면서 평범한 일반 시민들도 정신적 피로에 노출된 지 너무 오래됐다. 해를 거듭할수록 누적되는 마음의 상처와 실망은 이제 한계상황에 이르는 것 같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신뢰와 사랑으로 함께 공존하는 분위기보다는 누가 옳고 그른지를 판가름하고, 어느 줄에 서야 할지를 강요당하는 마치 원시사회의 늪에 빠져 허우적이고 있는 모습이다. 인간의 뇌는 동물과 같이 원시 뇌도 있지만, 포유류 동물과 다른 점은 좌우뇌가 기능이 나누어져 있다는 것이다. 한편 동물을 파충류, 포유류, 신포유류로 분류한다면, 일부 정치인들은 자신의 생존밖에 모르는 동물의 원시 뇌만 갖고 있는 것 같다. 사랑하며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을 모르는 사생결단의 동물적 생존 본능에만 익숙해 보이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벌은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다. 어쩌면 우리는 정치 지도자로서 자질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사람들을 늘 보고 살아야 하는 정신질환의 위험 속에 어떠한 경고도 없이 장기간 노출된 상태로 힘든 삶을 견디어 오고 있다. 이제는 성숙한 국민으로서 품격 있는 삶을 영유해야 할 사람들이 가족과 이웃 간에도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 어색해지고, 의견이 다른 사람들로부터는 서로를 적대시하는 바보 같은 상태에서 스스로 벗어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쩌다 대한민국이 아귀다툼만 일삼는 정치인들을 뽑아서 소중한 하루하루를 실망과 좌절의 고통 속에서 어려운 날을 보내야 한단 말인가.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모범적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방해꾼 등쌀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면 그간 추구해온 각자의 존엄있는 삶과 정신건강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아울러 국가와 민족의 발전이 모두 물거품처럼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경종이 계속 울리고 있다. 건강한 사회라면 일부 불협화음이 있더라도 견디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말과 갈등 속에 너무 오래 살게 되면 각 개인의 건강에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우리 각자가 소시민으로서 건전하고 정상적인 일상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소중한지 자성하면서 스스로의 언행에 더욱 엄격한 자각과 사리판단에 대한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인류 문명이 발전해 오면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와 불행의 역사를 반복해오기도 했지만, 그간 축적해온 경험과 올바른 가치기준으로 시민 스스로 정치집단의 인질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건강한 사회를 이끌어 갈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우고, 철저히 감독해 나갈 수 있어야겠다. 그래야만 상처받는 마음과 정신 건강을 치유할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김장환 전 광저우총영사·한국외교협회이사>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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