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한라일보] 제주4·3사건이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킨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무고하게 당한 희생자들에게 용서를 구한 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면 이야말로 4·3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태 의원은 이날 4·3관련 입장문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통해 "한 떄 김씨 일가 정권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4·3사건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태 의원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 전날인 지난 12일 4·3평화공원을 찾아 '제주4·3 사건은 명백히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된 사건"이라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4·3희생자 유족회는 "북한 지령설은 근거가 없고 해묵은 색깔론이라며 제주도민을 분노케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 제주 지역 국회의원들도 비판 성명을 냈다. 태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자신이 그같은 발언을 한 배경을 설명했다. 태 의원은 "나는 북한 대학생 시절부터 4·3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은 김일성이라고 배워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해방 후 혼란기에 김일성은 유엔의 남북한 총선거 안을 반대하고 대한민국에서 주한민군을 철수시키며 5·10 단독선거를 반대하기 위해 당시 남로당에 전 국민 봉기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남로당 제주도당은 국가공권력에 의한 제주도민들에 대한 과잉 대응을 악용하여 무모한 무장 폭동을 주도했고 그 과정에 이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많은 주민이 억울하게도 국가권력과 극우단체들에 의해 희생당했다"며 "만일 당시 남로당의 제주도당이 김일성의 5.10 단선 반대 노선을 집행한다며 무장 폭동을 일으키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많은 사람이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제주4.3에 대해) '원래 시작은 공산주의자들이 폭동을 일으킨 것이지만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공산주의자로 몰려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다. 이 문제는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그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해서 유가족들을 위로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진실한 본인의 마음을 폄훼하고 논란을 만드는 일이 과연 4.3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어떤 위로가 되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태 의원이 무고한 제주도민의 희생에 용서를 구한다면서도 제주도민이 명예를 훼손할 수도 있는 북한 개입설을 자신의 견해에 기초해 기정사실화하면서 비판이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정부에 의해 발간된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에서는 4·3과 관련해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해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된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은 규탄 성명을 통해 "정의로운 해결을 향해 바삐 가도 모자란 시기에 부적절한 망언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태 의원에게 즉각 사과할 것을 요구했고, 같은 당 위성곤 의원도 "4·3의 진실을 왜곡하고 이승만 정권을 계승하는 정부 여당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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