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정치/행정
[종합] 태영호 "제주4·3 북한 지령설" 발언 일파만파
"제주 4·3 역사 왜곡 처벌 내용 특별법 개정해야" 목소리도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입력 : 2023. 02.15. 17:12:57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태영호 국회의원의 4.3 관련 발언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제주4·3사건은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는 발언 여파가 정치권 논쟁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안을 계기로 허위사실 유포 금지 조항을 담아 제주 4·3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태 의원은 앞서 지난 13일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 관련 제주 방문 일정에서 이른바 '4·3 망언'을 시작하며 논란에 불씨를 지폈다. 그는 같은날 '제주4·3사건, 명백히 북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 4·3은 '김씨 일가에 의해 자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제주지역 정치권과 도내 4·3관련 단체,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성명을 내며 "태 의원이 철 지난 색깔론을 꺼내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며 최고위원 후보 사퇴를 주장했다.

그러나 태 의원은 발언 시작 사흘이 15일 이날까지 여전히 본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주 4·3사건 김일성 지시설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진실"이라고 발언을 한 데 이어, 이날 국회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개최한 자리에서도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제주 지역구 국회의원인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과 송재호(제주시갑), 김한규(제주시을) 의원은 이날 국회에 태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제주 4·3사건은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진상규명이 시작됐고 노무현 정부 때 진상 보고서가 나왔다. 진상 규명의 결과는 국가 공권력에 의한 민간의 대량학살"이라며 "(태 의원의 발언은) 그간 이어온 대한민국 정부 정통성 전부를 부정하는 반국가적·반국민적 망언"이라며 "도대체 최고위원직이 뭐길래 제주 4·3까지 정략적으로 활용하는지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역시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정부가 정의하고, 여야 합의로 국회가 인정한 제주4·3의 진실을 부정하는 태영호 의원을 제명하고 제주도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제주 정가와 시민사회에서는 이 사안을 계기로 제주지역에서 '4·3 역사 왜곡 처벌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영훈 지사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초 관련된 내용(허위사실 유포 금지 조항)이 (4·3특별법 개정) 심의 과정에서 논의가 됐었지만 주요한 핵심 의제가 국가 폭력에 의한 희생자 보상과 군사재판 직권재심 내용이 핵심이었기 때문에,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된 내용이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특별법 개정 필요성을 공감한다. 검토를 통해 법개정의 방향에 대해 관련단체 유족 등과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