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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내국인 관광객 줄어들고 여행 트렌드 달라지고
해외여행 본격 재개된 지난해 11월 이후부터 계속 감소세
비대면·고물가에 휴식 중심 체류형·저예산·가성비 여행 선호
제주 기점 항공 운항편수 줄어든데다 높은 물가에 여행비 부담도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입력 : 2023. 02.19. 17:43:30
[한라일보] 코로나19 이후 국내여행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를 거치며 타인과 접촉이 적은 휴식과 자연감상 중심의 체류형 여행을 선호하거나 계속되는 고물가 상황에 저예산·가성비 여행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여행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실제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 수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19일 제주도관광협회의 제주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03만3864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0.3%(11만8326명) 감소했다.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은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지난해 11월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은 114만1311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2%(6만2374명) 줄었고, 지난해 12월에는 99만8065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3%(9만686명) 줄었다. 이달 들어 18일 현재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64만996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2만9860명) 감소했다.

코로나 기간 동안 국내선에 집중했던 항공사들이 막혔던 해외 하늘길이 열리자 국제선을 증편하면서 제주 기점 항공기 운항편수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다양한 형태로 급변하는 국내여행 시장 분위기와 여전히 높은 제주 물가에 대한 부담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데이터·융복합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코로나 전후 국내·해외 여행트렌드 변화와 전망'에 따르면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여행 선호가 여전한데다 물가 상승으로 커진 여행비 부담이 이동 감소 등 접근성의 중요도를 낮추면서, 여행객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볼거리·먹거리·놀거리를 최소화하고 자연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하는 체류형 여행을 선택하거나 저예산·가성비 여행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여행객의 연령대가 20~30대 여성 등 젊은층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제주의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5.9% 상승하며 여전히 높은 데다 제주 기점 국내선 운항편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방학 등이 맞물리며 겨울 여행 수요가 많아지고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최근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오르고 구하기도 어려워 도민들이 뭍나들이에 불편을 겪는가 하면 관광객의 여행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제주~김포 노선 운항편수는 7148편으로 1년 전보다 8.2%(648편) 줄었고, 제주~김해 노선 운항편수는 1672편으로 1년 전보다 16.5%(331편) 감소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올해 국내여행 시장은 소비자들의 높은 기대 심리로 인해 상당한 성장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열악한 경제 상황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한국관광공사도 최근 3년간 빅데이터 등을 분석해 지난달 발표한 '2023 국내관광 트렌드'에서 올해 관광 트렌트로 지역 맛집이나 특산품, 현지에서만 할 수 있는 문화·역사 체험 등 지역 고유의 여행 콘텐츠를 경험하는 '로컬관광'과 함께 재택·원격근무 증가로 일과 생활의 경계가 무너지며 한달 살기, 워케이션 등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오래 살아보는 여행도 증가함에 따라 '체류형 여행'을 꼽았다.

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인해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환경에 관한 관심 증가, 재택·원격근무 확산, 휴식·웰니스에 대한 필요성 강화 등 사회·소비·환경·노동·여가 등 사회 전반의 거시적 변화가 여행에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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