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최성기 이론과 응급환자의 골든아워에 따라 소방차는 시가지 곳곳에서 사이렌을 울린다. 신호를 무시하고 도로 위를 달리기도 한다. 물론 서럽게 울어댄다고 빨리 도착하는 건 아니다. 현장까지는 아득하기만 하다. 강물이야 앞에 산이 있으면 양 갈래로 갈라지면 그만이지만 소방차는 눈앞을 양 갈래로 헤쳐 나가야 한다. 그게 현장의 엄연한 현실이다. 흔히들 도로 위에 차가 양쪽으로 갈라지는 걸 '모세의 기적'이라고 한다. 나는 그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사고 현장까지 가는 게 매 순간 '기적' 같은 일이어야만 할까. 도민들의 작은 도움과 협조가 필요하다. 사이렌을 울리거나 경광등을 점멸하는 소방차를 보면 좌·우측으로 길을 양보해야 한다. 소방차 (주차) 전용구역이나 소방시설(소화전 등)에 차를 세우지 말아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출동시간을 단 1초라도 줄이는 방법이다. 이 모든 것이 '물 흐르듯' 이뤄진다면 소방차는 어디든 나아갈 수 있다. 십시일반의 작은 도움이 모여 불은 한시라도 빨리 꺼지고 위급한 환자의 생명은 간발의 차로 되살아난다. 기본적인 것만 지켜도 소방차는 강물의 유속처럼 흘러 어디에든 빨리 닿을 수 있다. 막힌 길이 될지, 물길이 될지를 만드는 건 결국엔 사람이다. 우리 모두다.<문경수 서부소방서 애월119센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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