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용품 대여업체인 A업체가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상품. 인터넷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한라일보] "감성 캠핑용품 풀세트 대여시 대여기간 동안 캠핑카 무료" 제주지역에서 자동차 대여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한 업체가 캠핑용품 일체를 돈을 내고 빌리면 캠핑카를 무료로 제공하는 상품을 팔아 위법 논란에 휩싸였다. 경찰이 해당업체를 상대로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제주도를 포함해 국토교통부와 도내 렌터카업계 모두 수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형태의 관광상품이 등장한 것은 처음일 뿐더러, 수사 결과에 따라 국내 자동차 대여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도는 지난 10일 A업체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여객자동차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A업체는 캠핑용품 대여업체로 제주시내 한 해수욕장 인근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A업체는 포털사이트 기반 인터넷 쇼핑몰에서 의자, 버너 등 캠핑용품 세트를 전부 빌릴 경우 캠핑용 차량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홍보해 상품을 판다. 이용 요금은 평일 24시간 기준 15만원으로, 상품 구매 고객은 캠핑카를 몰고 자유롭게 관광하며 캠핑을 즐길 수 있다. A업체가 보유한 캠핑용 차량은 경차 등 5대로 전부 장기 임차한 차량이다. 또 A업체는 등록된 자동차 대여사업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A업체 영업 방식이 위법하다고 보고 있다. A업체는 캠핑용품만 돈을 받아 빌려주고 캠핑카는 무료로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상품 구성에 사실상 캠핑카를 끼워 넣는 등 임차 차량을 영리 행위에 동원하고 있기 때문에 불법 자동차 대여 영업에 해당한다는 것이 제주도의 판단이다. 여객자동차법에 따르면 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하는 자는 그 차량을 유상으로 운송에 사용하거나 다시 남에게 대여할 수 없다. 또 자동차 대여사업을 하려면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관할관청에 등록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A업체 영업 방식이 법에 어긋난다고 유권해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유사 사례가 없다보니 합법과 위법을 가를 확립된 법원 판례는 없지만 A업체 영업 행위는 법상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확립된 판례가 없는 만큼 현재로선 경찰 수사를 지켜본 뒤 위법 여부를 최종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경찰은 조만간 담당 공무원과 A업체를 불러 조사하는 한편, 위법 여부를 가리기 위해 법리 검토를 벌일 예정이다. 렌터카업계도 수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주도자동차대여사업조합 관계자는 "만약 A업체의 영업 행위가 합법으로 결론나면 숙박업체도 숙박시 차량 무료 제공이란 명목으로 사실상 자동차 대여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며 "업계 질서가 무너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A업체는 합법적인 영업이라고 주장했다. A업체 관계자는 "고객 편의를 위해 캠핑카를 무료로 제공한 것일 뿐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다"며 "무상이기 때문에 법에 따라 임차한 차량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여객자동차법에는 법인이나 5명 이상 근로자를 채용한 개인사업자일 경우 임차한 차량을 임대차 계약서에 적시된 운전자가 아닌 다른 사람도 운전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두고 있는데, A업체는 캠핑카를 유상으로 빌려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규정을 활용하면 이런 방식의 영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렌터카 총량제 시행으로 자동차 대여시장 신규 진입이 어려운 상태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관광객 유치에 일조하고 있는데 이번 일로 날개가 꺽일까봐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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